2026년 09월 15일 (화)

경상국립대병원, ‘서울 빅5’ 서울성모와 손잡았다⋯연결고리는 ‘지역완결 의료’

의료인력·진료협력부터 AI·스마트의료까지⋯서울성모 고도진료 역량과 경남 의료현장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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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병원, ‘서울 빅5’ 서울성모와 손잡았다⋯연결고리는 ‘지역완결 의료’
서울성모병원과 경상국립대병원이 8일 체결한 업무협약식. 사진=경상국립대병원

서울과 경남 진주는 약 300km 떨어져 있다. 한쪽은 서울 ‘빅5’로 꼽히는 대형 상급종합병원, 다른 한쪽은 경남 권역책임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이다.

계열 관계도 없다. 그런 두 병원이 손을 잡았다. 다소 이례적이다.

경상국립대병원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8일 서울성모병원 대학본관에서 의료분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화정석 경상국립대병원장과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보직자들이 두루 참석했다.

협약 범위는 넓다. 경상국립대병원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의료인력 교류·지원부터 ▲공공의료와 지역필수의료 경험 공유 ▲진료·교육·연구·학술 교류 ▲의료취약 분야 진료역량 강화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경상국립대병원은 “지역 의료취약 분야의 진료역량을 높이겠다”는 데 더 의미를 뒀다. 서울성모병원은 한발 더 나갔다. 자신들의 첨단 진료·연구 역량과 경상국립대병원의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운영 경험’을 상호 보완적으로 연결하는 협력모델이라는 기대를 내놨다.

AI 의료와 스마트의료… 두 병원이 묘하게 겹치는 또 하나의 접점

서울성모는 서울 빅5에다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이라는 대형 병원 네트워크의 중심이고, 경상국립대병원은 경남의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역 의료망의 허브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두 병원은 왜 지금 손을 잡았을까?

첫 접점은 의외로 또렷하다. AI와 스마트의료다. 서울성모에는 첨단진료와 연구, 스마트병원 운영 경험이 있다. 서울에서 개발한 기술을 고령인구가 많고 농어촌·의료취약지가 섞여 있는 경남의 실제 진료현장에서 검증한다면 의미가 달라진다.

마침 경상국립대에는 서울 대형병원이 직접 갖기 어려운 경남의 의료현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네트워크가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개발하거나 성능을 확인한 AI가 환자군과 진료환경이 다른 지역 의료현장에서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국립대병원도 “AI 스마트의료 분야의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데이터 공동연구와 지역 의료현장 실증도 향후 검토할 수 있는 분야다. 다만 아직 개별 사업이나 일정까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여기에 두 병원장의 이력도 묘하게 겹친다. 서울성모 이지열 병원장과 경상대병원 화정석 병원장은 모두 비뇨의학과 전문의다. 비뇨기암과 로봇수술이라는 임상 접점도 있다. 이 병원장은 서울성모 로봇수술센터장과 초대 스마트병원장을 지냈고, 화 병원장 역시 취임 이후 AI 기반 연구중심 스마트병원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런 두 사람의 개인적 친분도 이번 협약을 성사시킨 간접적인 배경은 되지 않았을까?

서울성모병원의 계산⋯서울에 없는 ‘경남의 현장’을 얻는다

두 병원이 처한 상황과 최근 의료정책의 변화를 놓고 보면 서울성모의 또 다른 계산법도 짐작할 수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에 더 집중하고, 지역 의료기관과는 의뢰·회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전달체계를 복원하려 한다.

사진=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그래서 이제 상급종합병원들은 환자를 많이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환자를 받아야 하고, 치료가 끝난 환자를 어디로 돌려보낼 것인가도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경상국립대는 전략적 가치가 큰 파트너다. 단순 협력병원이 아니라 경남 권역책임의료기관이다. 지역 병·의원과 공공병원, 응급·필수의료 현장을 연결하는 중심축이다. 서울성모가 경상국립대의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운영 경험’을 굳이 협력 자산으로 언급한 것도 그래서 눈에 띈다.

AI·연구 측면에서는 지역 의료현장이 실증 무대가 될 수 있고, 진료 측면에서는 장기적으로 경남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희귀·복합·초고난도 환자를 연결 받아 치료하고 그런 다음 다시 지역으로 회송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서울성모로서는 서울 밖 지역의료와 연결되는 새로운, 그러면서도 무척 중요한 축을 하나 확보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경상국립대병원의 계산⋯환자 보내기보다 ‘서울의 역량’을 먼저 끌어온다

반대로 경상국립대의 우선순위는 서울로 환자를 보내는 데 있지 않다. 이번 협약과 관련, “우선적으로 의료인력 교류와 진료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더 나아가 희귀·중증환자를 서울성모로 보내는 전원체계보다 “지역 내 진료 완결성을 높이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쉽게 말하면 이렇다. 지금 서울까지 가야 하는 환자 가운데 일부를 앞으로는 경남에서 치료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서울성모의 전문인력과 진료경험, 교육·연구 역량을 끌어와 경상국립대가 해결할 수 있는 치료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물론 경상국립대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희귀·복합·초고난도 환자는 생긴다. 이 경우 서울성모는 상위 진료 연결망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경상국립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는 서울성모가 맡고, 고난도 치료가 끝난 환자는 다시 경남으로 내려오는 구조도 가능하다.

경상국립대는 서울의 고도 의료역량과 상위 진료망을 얻고, 서울성모는 지역 의료현장과 선별된 고난도 환자 진료협력망을 확보할 수 있다. 두 병원의 계산이 만나는 또 하나의 지점이다.

경남 환자에게 돌아올 효과는?

결국 중요한 것은 이런 연결망이 환자에게 어떤 이익으로 돌아오느냐다. 협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가장 먼저 기대할 변화는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서울성모의 의료인력과 진료경험이 경상국립대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면 지금보다 더 많은 중증환자를 지역에서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지역완결적 치료다. 반대로 경남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는 더 체계적으로 상위 의료기관과 연결될 수 있다. 환자도 막연히 서울 빅5를 찾아 헤매기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상위 의료기관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이번 협력이 서울로 보내는 환자를 늘리는 통로가 아니라 경남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의료의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먼저 작동해야 한다. 그래야 서울의 ‘의료 깊이’와 경남의 ‘지역 현장’이 만나 병원도, 지역 환자도 함께 이익을 얻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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