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8일 (화)

희귀·중증난치 본인부담률 10→5%⋯건보료율 7.19% 동결

12월부터 136만명 7% 적용, 2028년 상반기 5%⋯중증 2형 당뇨도 인슐린자동주입기·연속혈당측정기 지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9월 7일 서울가든호텔에서 ‘기본이 강한 나라, 빈틈없는 따뜻한 복지’를 주제로 ‘제27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복지부

희귀질환이나 중증난치질환으로 꾸준히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든다. 현재 10%인 산정특례 본인부담률이 올해 12월부터 7%로 낮아지고, 2028년 상반기에는 5%까지 내려간다.

1형 당뇨병 중심이던 인슐린자동주입기와 연속혈당측정기 지원도 췌장 기능이 크게 떨어진 중증 2형 당뇨병 환자까지 넓어진다. 보장 범위는 확대하지만 2027년 건강보험료율은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한다.

보건복지부는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과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1단계 방안으로 197만명에게 연간 8000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포그래픽=복지부

희귀·중증난치 136만명⋯12월부터 본인부담 7%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희귀질환과 중증난치질환 환자의 본인부담률이다.

현재 이들 환자는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건강보험 진료비의 10%를 부담한다. 오는 12월부터는 7%, 2028년 상반기부터는 5%만 내면 된다.

대상은 희귀질환 1389개와 중증난치질환 234개를 앓는 약 136만명이다. 혈우병과 발작성 야간헤모글로빈뇨, 투석이 필요한 만성신부전증 등이 포함된다.

복지부는 환자 한 명이 부담하는 건강보험 진료비가 연평균 75만원에서 2027년 53만원, 2028년 39만원으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보다 각각 약 22만원, 36만원 덜 내는 수준이다.

치료비가 많이 드는 환자는 절감액도 커진다. 복지부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혈액 응고인자 치료로 연간 1350만원을 부담하는 혈우병 환자는 올해 12월부터 945만원, 2028년 상반기부터 675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산정특례 재등록 과정에서 받아야 했던 일부 검사도 없앤다.

희귀질환과 중증난치질환 환자는 대체로 5년마다 산정특례를 다시 등록해야 한다. 지금까지 312개 질환, 약 34만명은 임상진단 외에 별도의 검사 결과도 제출해야 했다.

앞으로는 검사 결과가 없더라도 임상진단과 필요할 경우 치료이력을 토대로 재등록할 수 있다. 올해 1월 샤르코-마리투스 등 9개 질환의 기준을 이미 고쳤고, 9월부터 길랭-바레증 등 95개 질환에 새 기준을 적용한다.

올해 12월 62개 질환을 추가하고, 내년까지 나머지 146개 질환의 재등록 기준도 손볼 예정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건보 등재 240일→최대 100일 단축 목표

희귀질환 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올리는 절차도 줄인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어 짧은 기간 안에 치료 효과와 비용효과성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등재 전에 하던 비용효과성 평가를 실제 사용 뒤 임상 성과를 살펴보는 사후 평가로 전환한다. 약가와 약제비 총액 협상도 미리 정한 계약 조건을 적용해 절차를 줄인다.

목표는 건강보험 등재기간을 현행 240일에서 최대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이다. 지난 7~8월 참여 제약사와 약제를 공모했으며 이달 대상 기업과 약제를 선정한다.

1형만 받던 당뇨 지원⋯중증 2형까지 확대

중증 당뇨병 지원 기준도 달라진다.

현재는 1형 당뇨병 환자를 중심으로 인슐린자동주입기와 연속혈당측정기를 지원한다. 의료진이 환자를 교육·상담하고 재택에서 상태를 살피는 재택관리 시범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췌장 기능이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는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앞으로는 당뇨병 유형보다 췌장 기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췌장장애 수준의 중증 환자는 1형과 2형을 가리지 않고 지원한다. 췌장장애까지는 아니지만 췌장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췌도부전’ 환자도 대상에 넣는다.

복지부는 현재 1형 당뇨병 환자와 비슷한 중증도를 보이는 2형 당뇨병 환자 약 1만1000명이 새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봤다.

췌장장애 환자가 인슐린자동주입기를 살 때는 나이에 관계없이 기준금액의 90%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췌장장애가 있는 성인 1형 당뇨병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현재 30%에서 10%로 낮아진다. 같은 수준의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는 지금까지 기기값을 전액 냈지만 앞으로 10%만 부담한다.

췌도부전 수준의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자동주입기 비용의 30%를 부담한다.

19~34세 청년의 지원 기준도 손본다.

현재 인슐린자동주입기 지원 기준금액은 19세 미만 450만원, 19세 이상 170만원으로 크게 차이 난다. 이 때문에 어릴 때 450만원 안팎의 기기를 쓰던 환자가 만 19세가 되면 본인부담이 크게 뛰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 19~34세도 소아·청소년과 같은 450만원을 기준으로 지원한다.

연속혈당측정기 지원도 확대한다. 췌장장애 환자는 1형·2형에 관계없이 본인부담률 10%를 적용한다. 췌도부전 환자의 부담률은 30%에서 20%로 낮아진다.

재택관리 대상도 1형 당뇨병에서 중증 2형 당뇨병까지 넓힌다. 복지부는 이번 지원 확대에 따라 1형 당뇨병 환자는 연간 약 36만원,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는 약 418만원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인포그래픽=복지부

당원병 혈당측정 지원⋯신경인성 방광 카테터도 확대

당원병 환자도 혈당 관리에 필요한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다.

당원병은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에 선천적 이상이 생겨 글리코겐이 간이나 근육 등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희귀질환이다. 저혈당이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지만 지금까지 혈당 관리에 필요한 별도 지원은 없었다.

앞으로 산정특례에 등록된 당원병 환자에게 혈당측정검사지와 채혈침, 연속혈당측정용 전극을 지원한다. 대상은 약 344명이다. 복지부는 환자 한 명당 연간 약 350만원의 부담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스스로 소변을 보기 어려운 신경인성 방광 환자의 자가도뇨카테터 지원도 늘린다.

현재는 하루 최대 6개, 기준금액 9000원까지 지원한다. 앞으로 19세 미만은 하루 최대 8개로 늘리고, 기준금액도 하루 1만8000원으로 높인다. 성인은 하루 1만3500원으로 오른다.

대상 환자는 약 1만1000명이다. 복지부는 한 사람당 연간 약 155만원의 의료비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했다.

루게릭병 등 중증 근육성 희귀질환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전문요양병원에 대한 별도 지원도 검토한다. 중증희귀질환 진료와 공공 기능, 간병 부담 등을 반영해 추가 보상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65세 이상 임플란트 지원 확대⋯치아 없는 경우도 2개 급여

치과 건강보험은 2027년 1월부터 확대한다.

현재 65세 이상 임플란트 건강보험은 일부 치아가 남아 있는 환자에게 적용한다. 위턱이나 아래턱에 치아가 하나도 없으면 완전틀니 외에는 건강보험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내년부터는 치아가 하나도 없는 65세 이상 환자도 임플란트 2개를 지원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약 7만명이 혜택을 받고, 한 사람당 약 228만원의 의료비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미 건강보험으로 완전틀니를 지원받았다면 7년이 지난 뒤부터 임플란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아·청소년 충치 치료 지원도 넓힌다.

충치 치료에 쓰는 광중합형 복합레진의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현재 5~12세에서 5~13세로 확대한다. 광중합형 복합레진은 자연치아와 비슷한 색의 재료를 충치나 손상된 부위에 채운 뒤 빛을 쬐어 굳히는 치료다.

13세 아동 약 14만명이 새로 지원 대상에 들어간다. 복지부는 한 명당 연간 약 22만원의 의료비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장 넓히지만 2027년 건보료율 7.19% 동결

보장 범위는 넓히지만 내년 건강보험료율은 올리지 않는다.

건정심은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7.19%로 결정했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도 211.5원으로 동결했다.

복지부는 최근 5년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흑자를 이어왔고, 2025년 말 기준 준비금 30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3.5개월분에 해당한다.

내년도 정부지원이 약 1조1000억원 늘어나는 점과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보험료 수입 증가 전망도 동결 결정에 반영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중증·희귀질환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을 넓히되, 의료남용 우려가 큰 비급여와 불필요한 과다 의료이용 관리는 함께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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