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이 가슴을 거의 가득 채울 만큼 커진 생후 5개월 아기가 심근병증 진단을 받은 뒤 회복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요크셔주 브래드퍼드에 사는 에이다-마이(2세)는 2024년 3월 태어난 뒤 한 번도 아픈 적 없이 건강하게 지냈다. 하지만 생후 약 5개월이 됐을 때 갑자기 수유를 거부했고, 늘 피곤해 보였다. 부모는 하루 동안 먹이려 애썼지만 상태가 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검사로 확인한 아이의 심박수는 분당 약 185회였다. 영아 정상 범위(110~160)의 상한보다 25회 빠른 수준이었다. 하룻밤 입원한 뒤 퇴원했지만, 그날 저녁 아이는 엄마 품에서 갑자기 축 늘어지고 완전히 창백해졌다. 부모는 곧바로 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병원 영상 검사에서는 심장에 음영이 보였고, 추가 검사에서 심장이 심하게 비대해 작은 가슴을 거의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장은 몸으로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는 이동식 중환자실을 통해 아동병원으로 옮겨졌고, 2주간 검사 끝에 심장 근육 질환인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얼마 살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도 들어야 했다.
에이다-마이의 심근병증은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파르보바이러스 B19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진단됐다. 의료진은 환아의 심장이 회복할 때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심부전을 관리하는 지지요법을 시행했다. 정맥 등을 통해 약물을 투여했고 두 번 수혈과 두 차례 소생술을 거쳤다. 에이다-마이는 의료진의 예상을 뛰어넘어 서서히 회복했다. 6주간 입원한 뒤 퇴원했으며, 부모는 집에서 2~3시간마다 약물과 수액, 주사를 투여했다.
현재 두 살이 된 아이는 약물 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부모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아이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기적 같은 아이다”라고 말했다. 가족은 브래드퍼드 로열 의무실에 신생아 중환자실 환아 가족을 위한 ‘홈 프롬 홈(Home from Home)’을 짓는 모금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심장이 커지거나 두꺼워지는 심근병증…영아는 수유 때 신호가 나타날 수 있어
위 사연 속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 자체에 이상이 생겨 심장이 피를 충분히 내보내거나 받아들이는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군이다. 에이다-마이처럼 심장 방이 늘어나 수축력이 약해지는 확장형,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비후형, 근육이 뻣뻣해져 혈액이 잘 채워지지 않는 제한형이 대표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2025년 연구에 따르면, 국내 비후성 심근병증의 발생률은 2006년 인구 10만 명당 7.8명에서 2017년 8.6명으로 늘었다. 유병률도 같은 기간 18.2명에서 36.4명으로 증가했다. 소아 심근병증은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 연평균 신규 발생률이 10만 명당 0.3명, 유병률은 2006년 기준 2.1명으로 추정됐다.
심장 근육의 구조와 전기 신호에 이상이 생기는 부정맥성 심근병증도 있다. 유형에 따라 심부전, 부정맥, 혈전의 위험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2023 유럽심장학회(ESC) 진료지침에 따르면 심근병증은 형태와 원인, 가족력, 영상검사를 함께 평가해야 하는 질환이다.
소아의 심근병증은 성인과 원인이 다를 수 있다. 유전적 이상과 관련된 비중이 크며, 대사 신경근육 질환이나 심근염 같은 원인도 확인해야 한다. 같은 비후형 또는 확장형이라도 발병 원인과 진행 양상이 아이마다 달라, 진단 뒤에는 원인 규명과 가족력 확인이 중요하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소아 심근병증에서 유전상담과 유전자검사가 진료 방향과 가족 검진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영아는 가슴 통증이나 두근거림을 표현할 수 없어 수유량 감소, 수유 중 땀, 빠르거나 힘겨운 호흡, 체중 증가 부진, 평소보다 심한 처짐으로 먼저 드러날 수 있다. 심박수가 계속 빠르거나 숨이 차 보이고, 아이가 축 늘어지며 창백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소아응급 진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아이도 있어 가족력이나 심장 검진 이상 소견이 있으면 소아심장 전문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