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세 소년이 가까운 거리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한 뒤 두 눈 시야 한가운데 암점이 생기는 증상을 겪었다. 불꽃이나 파편에 직접 맞은 것은 아니었다. 강한 빛 자체가 망막을 손상시킨 것이었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모사니 의과대학 안과 토머스 킹 교수 등 의료진은 최근 이 사례를 국제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Case Reports》에 보고했다.
소년은 약 3m 앞에서 일반 소비자용 불꽃이 터뜨려지는 것을 지켜본 뒤 갑자기 양쪽 눈의 중심 시야가 잘 보이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눈이 아프거나 이물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검사 당시 왼쪽 시력은 1.0으로 정상이었고, 오른쪽은 약 0.8로 조금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양쪽 눈 모두 시야 중심에 작은 암점(보이지 않거나 흐리게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서는 노란빛이 도는 흰색 병변도 관찰됐다.
정밀검사에서는 양쪽 눈의 망막 바깥층이 손상된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를 광독성 망막병증(강한 빛 때문에 망막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진단했다. 태양을 오래 바라본 뒤 생기는 ‘태양망막병증’과 같은 원리로 발생한다.
불꽃 직접 맞지 않아도 강한 빛만으로 망막 손상
불꽃놀이는 눈에 여러 방식으로 손상을 줄 수 있다. 파편이 눈에 부딪히는 외상뿐 아니라 열과 화학물질, 강한 빛도 문제가 된다. 이번 사례처럼 불꽃을 직접 맞지 않고 보기만 해도 망막이 손상될 수 있다.
불꽃놀이는 짧은 순간 매우 밝은 빛을 낸다. 가까운 거리에서 보면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많아질 수 있다. 여러 번 연속으로 번쩍이면 노출량도 쌓인다. 특히 파장이 짧은 강한 빛은 망막 손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의료진은 당시 불꽃의 실제 밝기를 측정하지 못했다. 불꽃놀이에서 어느 정도의 빛부터 망막을 손상시키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광독성 망막병증은 불꽃놀이 노출 뒤 나타날 수 있는 드문 합병증이며, 단순히 구경한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꽃놀이로 인한 눈 손상을 예방하려면 보호안경과 안전거리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3개월 뒤 시력 회복했지만…망막 손상 흔적은 남아
소년은 3개월 뒤 다시 검사를 받았다. 양쪽 눈의 시력은 모두 정상 수준인 1.0까지 회복됐다. 처음보다 증상도 나아졌다. 하지만 시야 한가운데의 작은 암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OCT(빛을 이용해 망막 단면을 촬영하는 검사)에서도 망막 일부의 손상 흔적이 계속 확인됐다.
즉 시력검사 숫자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망막이 완전히 회복됐다는 뜻은 아니다. 의료진은 광독성 망막병증에서는 망막 구조의 변화가 남더라도 시력 자체는 크게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꽃놀이는 가능한 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강한 섬광을 가까운 거리에서 정면으로 오래 바라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불꽃놀이를 본 뒤 시야 중앙이 흐려지거나 검게 가려지는 느낌이 생기면 눈이 아프지 않더라도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