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기름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삼겹살을 구운 뒤 불판에 흥건하게 남은 기름을 보면 건강을 해로운 것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최근에는 돼지 지방을 정제해 만든 ‘라드(lard)’가 주목받고 있다. 버터보다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아 적절하게 섭취하면 몸에 필요한 지방을 보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돼지 지방을 정제한 ‘라드’…어떤 기름?
라드는 돼지의 지방 조직을 가열해 녹인 뒤 고형물이나 불순물을 걸러내 만든 식용 지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돼지기름’이나 ‘돈지’라고 부른다.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고 높은 온도에서도 비교적 잘 견뎌 볶음밥, 튀김, 제과 등에 쓰인다.
버터와 비교했을 때 포화지방 비율이 낮은 편이다. 포화지방은 많이 먹으면 LDL 콜레스테롤을 높여 혈관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라드의 불포화지방 비율은 약 60%다. 반면 버터는 포화지방 비율은 약 63%다.
라드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라드에 들어 있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은 포화지방을 대신해 먹을 때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여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콜레스테롤이다. 포화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을 늘리는 식습관은 혈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라드에도 포화지방이 들어 있어 많이 먹으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적당량만 먹는 것이 좋다.
올레산(오메가9) 많아=라드에는 올레산이 약 40~50%로 비교적 많이 들어있다. 올레산은 올리브오일의 핵심 성분으로 잘 알려진 단일불포화지방산이다. 라드의 올레산 함량은 버터보다 높은 편이다. 같은 동물성 지방이라도 지방산 구성에는 차이가 있다.
인공 트랜스지방 거의 없어=라드는 액체 기름에 수소를 더해 굳히는 부분 경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인공 트랜스지방을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다. 인공 트랜스지방은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과거 일부 마가린과 쇼트닝이 지적받은 이유다.
삼겹살에서 나온 기름도 괜찮을까?
라드는 돼지 지방을 원료로 정제해 만든 식용 지방이다. 반면 삼겹살이나 양념 돼지고기를 구운 뒤 불판에 남은 기름에는 고기에서 나온 지방과 육즙, 단백질 찌꺼기, 양념 성분 등이 섞일 수 있다. 특히 양념 돼지고기 기름에는 설탕이나 물엿에서 나온 당류와 소금, 간장 등에서 나온 나트륨도 남는다. 정제 라드와 같은 기름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기에서 나온 기름으로 밥을 볶으면 고소한 맛이 강해져 별미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방과 열량 섭취도 함께 늘어나서 조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