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1일 (화)

경인지역 첫 CAR-T센터 2년⋯가천대 길병원, 난치 혈액암 치료 확대

T세포 채집부터 치료·입원까지 한곳서⋯15개 전 병상 무균 1인실 조혈세포이식병동 연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가천대 길병원 CAR-T 세포치료센터 사진=가천대 길병원

기존 항암치료를 받고도 암이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일부 혈액암 환자에게는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CAR-T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환자마다 치료제를 따로 만들어야 하고, 투여한 뒤 심한 면역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춘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은 2024년 4월 문을 연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세포치료센터가 운영 2년을 넘기면서 난치성 혈액암 환자 치료를 확대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 CAR-T 세포치료센터는 경인지역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같은 해 첫 환자에게 CAR-T 치료를 시행했고, 이 환자는 약 한 달 뒤 시행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에서 완전관해가 확인됐다. 이후에도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환자 T세포 꺼내 암 찾도록 ‘재설계’

CAR-T 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세포가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을 찾아 공격하도록 유전적으로 바꾼 뒤 증식시켜 다시 환자 몸에 넣는다.

환자 자신의 세포로 치료제를 만든다는 점에서 일반 항암제와는 치료 과정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치료제별 허가 범위에 따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B-ALL) 등 일부 혈액암에 사용되고 있다.

치료에는 세포 채취와 보관·처리부터 CAR-T 치료제 투여, 이후 입원 관리까지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가천대 길병원은 CAR-T 세포치료센터와 세포처리시설, 조혈세포이식병동을 연계해 이 과정을 한곳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조혈세포이식병동은 4개 이식실과 11개 무균실 등 모두 15병상이며, 전 병상을 무균 1인실로 운영한다. 병원은 2023년 병동 개소 당시 15개 전 병상을 무균 1인실로 갖춘 규모가 한국 최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병동은 CAR-T 치료뿐 아니라 조혈세포이식이나 항암치료 과정에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혈액암 환자의 감염 관리에도 활용된다.

CAR-T 치료 이후 고열·저혈압·신경증상까지 살펴야

CAR-T 치료가 전문센터에서 이뤄지는 이유는 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특유의 이상반응과도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이다. 투여한 CAR-T 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면역반응이 급격히 일어나 고열이나 저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효과세포 관련 신경독성증후군(ICANS)이 생기면 혼란이나 언어장애, 의식 변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염이나 혈구감소증도 치료 뒤 살펴야 할 문제다.

가천대 길병원은 혈액내과를 중심으로 진단검사의학과, 감염내과, 신경과, 중환자의학과 등이 협진한다. CAR-T 치료 뒤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병원은 이런 치료체계가 인천·경기 서부뿐 아니라 충청권과 서해안권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도 외국 환자의 접근성 측면에서 강점으로 꼽았다.

올해 한국 개발 첫 CAR-T도 허가⋯치료환경 변화

한국의 CAR-T 치료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이 중심이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한국 기업이 개발한 CAR-T 치료제가 허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29일 큐로셀이 개발한 ‘림카토주(안발캅타젠오토류셀)’를 한국 개발 첫 CAR-T 유전자치료제로 허가했다.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를 받은 뒤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과 원발성 종격동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가 대상이다.

새로운 CAR-T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실제 치료제를 환자에게 투여하고 이상반응까지 관리할 수 있는 병원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환자의 T세포를 채집해 제조시설로 보내고, 완성된 치료제를 다시 공급받아 환자에게 투여한 뒤 치료 후 상태까지 면밀히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윤병우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CAR-T 세포치료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혈액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치료법”이라며 “수도권과 중부권 환자들이 먼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안전하고 전문적인 CAR-T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희 가천대 길병원 세포치료센터장은 “CAR-T 세포치료센터 개소 이후 첨단 세포치료 분야의 전문성과 치료 역량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며 “중증 혈액질환 환자들이 지역에서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고 경인지역을 대표하는 혈액암 치료 거점병원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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