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식음료 업계는 그야말로 단백질 전성시대다. 단백질을 앞세운 셰이크와 요거트, 달걀 제품 등이 잇달아 출시되고, 체중 감량과 근육 유지를 위해 고단백 식단을 찾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케토 다이어트나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 이른바 ‘저탄고지’ 식단으로 체중을 감량했다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아예 극단적으로 고기만 먹는 ‘카니보어’ 다이어트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단백질이 식욕을 억제하고 근육 손실을 막아준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그렇다고 매끼 고기와 단백질 보충제를 먹어도 괜찮은 걸까? 일각에서는 이러한 단백질 과다 섭취 열풍이 자칫 신장(콩팥)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단백 식단, 기저질환자·고위험군엔 위험할수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고단백 신단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기저질환자나 고위험군에게는 신장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 아폴로 병원의 신장내과 전문의 스리바차 A 박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단백 식단 자체가 신장에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섭취하는 단백질과 나트륨, 수분의 양, 그리고 개인의 기저 신장 건강 상태에 따라 극단적인 식단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핵심 기관이다. 단백질은 체내에서 소화되면서 질소를 포함한 노폐물을 생성한다. 단백질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이 노폐물을 처리해야 하는 신장의 ‘여과 업무’도 증가하게 된다.
신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이라면 일시적으로 여과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신장 질환에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트륨 섭취가 많은 상태에서 고단백·고지방 식단을 장기간 유지한 사람의 경우 신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계속 누적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장 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잦은 신장 결석 등의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식단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단백질 종류 골고루 먹고, 한 번에 20~30g씩 먹어야
전문가들은 신장을 지키면서 건강하게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단백질의 종류와 섭취 방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 염분이 과도하게 함유된 단백질 식품은 신장에 큰 부담을 준다. 대신 달걀, 생선, 콩류, 요거트 등 상대적으로 신장 부담이 덜한 단백질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을 한 끼에 몰아서 먹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섭취한 단백질이 모두 몸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체가 한 번에 효율적으로 소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의 양은 통상 20~30g 남짓이다. 이를 초과해 흡수되지 못한 단백질 대사산물은 간에서 요소로 변환된 뒤 신장을 거쳐 배출된다. 즉, 한 번에 과도한 양을 먹어봤자 기대하는 효과는 얻지 못한 채 신장에 불필요한 과부하만 주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단백질은 매 끼니 20~30g씩 적절히 나누어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장은 기능이 크게 떨어지기 전까지 뚜렷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다. 신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평소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신장 기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상 여부를 조기에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