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중증 수두증을 안고 태어난 한 살배기 아기가 발달을 돕기 위해 두개골의 60%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출생 당시 머리둘레는 약 66cm로 신생아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사는 매디슨(28)은 임신 4개월째에 뱃속에 있던 아들 노아 베이커가 중증 수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앞선 두 차례 임신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터라 예상하지 못한 소식이었다.
2025년 3월 태어난 노아는 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출생 당시 노아의 머리둘레는 26인치(약 66cm)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남아의 평균 출생 머리둘레인 13.5인치(약 34cm)의 두 배에 가까운 크기다. 뇌에 과도하게 쌓인 액체 때문에 두개골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것이다.
노아는 생후 2주 만에 뇌에 고인 액체를 빼내는 관을 삽입하는 첫 뇌수술을 받았다. 이후 수두증을 치료하기 위해 다섯 차례 수술을 더 받았다. 수술로 수두증을 관리할 수 있었지만, 커다란 머리 때문에 스스로 머리를 들거나 혼자 앉지 못했다.
담당 의료진은 수술하지 않으면 노아가 스스로 머리를 들거나 고형식을 먹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2026년 5월 노아의 두개골 축소술을 시행했다. 머리를 적절한 크기로 줄이기 위해 두개골의 60%를 제거했다. 외모를 바꾸려는 수술이 아니라 신체 발달을 돕기 위한 치료였다.
매디슨은 “노아는 뇌에 액체가 너무 많이 쌓여 두개골도 훨씬 크게 자랐다”며 “수두증 환자에게서도 이렇게까지 머리가 커지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후 머리가 가벼워졌고 노아도 훨씬 편안해 보인다”며 “예전의 커다란 머리가 그립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수술이었다”고 했다.
노아는 아직 혼자 머리를 들지 못한다. 현재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받으며 발달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받은 수술로 뇌에 쌓인 액체를 관리하고 있지만 수두증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몸속에 삽입한 관도 계속 유지해야 하며 가족은 평생 노아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뇌에 뇌척수액이 차는 수두증…두개골이 커지는 이유는?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수두증은 뇌 안의 빈 공간인 ‘뇌실’에 뇌척수액이 지나치게 쌓이는 질환이다. 흔히 ‘뇌에 물이 찬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 쌓이는 것은 뇌와 척수를 보호하고 영양분과 노폐물을 운반하는 뇌척수액이다. 뇌척수액이 흐르는 길이 막히거나 몸으로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면 뇌실이 커지고 뇌 조직에 압력이 가해진다. 드물게 뇌척수액이 너무 많이 만들어져 생기기도 한다.
뇌척수액은 하루에 약 500mL가 새로 만들어져 뇌와 척수 주변을 돌다가 몸에 흡수된다. 한꺼번에 500mL가 고여 있는 것은 아니다. 몸속에 머무는 양은 신생아 약 50mL, 소아 약 100mL, 성인 약 150mL다. 만들어지고 흡수되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하루 생산량이 실제 저장량보다 많다.
수두증은 태어날 때부터 나타나는 선천성과 출생 후 생기는 후천성으로 나뉜다. 선천성 수두증은 뇌척수액 통로가 좁거나 막힌 뇌 구조 이상, 이분척추, 유전적 이상 등과 관련이 있다. 후천성 수두증은 뇌출혈과 뇌수막염, 뇌종양, 머리 외상 뒤 생길 수 있다. 미숙아는 뇌실내출혈 후 수두증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
두개골이 아직 굳지 않은 영아에게 수두증이 생기면 머리둘레가 빠르게 커지고 정수리의 대천문이 팽팽하게 부풀 수 있다. 눈동자가 아래쪽으로 처지는 ‘해지는 눈 현상’, 구토, 수유 곤란, 심한 졸림, 보챔, 발작, 발달 지연도 나타날 수 있다. 두개골이 단단해진 소아와 성인은 머리가 커지는 대신 두통과 구토, 시력 저하, 균형 장애, 보행 장애,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태아 수두증은 산전 초음파검사에서 뇌실이 커진 모습을 확인해 의심할 수 있다. 출생 후에는 머리둘레와 대천문, 눈 움직임, 신경 발달 상태를 살피고 뇌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뇌실의 크기와 원인을 확인한다.
수두증 치료의 핵심은 쌓인 뇌척수액을 빼내 뇌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뇌실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보내는 ‘뇌실복강단락술’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내시경으로 뇌척수액이 흐를 새 통로를 만드는 ‘제3뇌실조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단락관이 막히거나 감염되면 교체 수술이 필요하며 성장 과정에서도 꾸준히 상태를 살펴야 한다.
위 사연의 노아처럼 너무 커진 두개골 자체를 줄이는 수술은 일반적인 수두증 치료가 아니라, 머리 무게가 운동과 섭식 발달을 가로막을 정도로 심한 환자에게 고려하는 드문 치료에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