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형탈모 환자의 대부분은 한창 사회 활동이 왕성한 30~40대 젊은 층입니다. 탈모로 인한 외모 변화는 환자의 자존감과 대인관계, 정서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릴리가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성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에 보험급여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 연자로 참가한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날 원형탈모 치료 현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원형탈모는 소위 ‘대머리’로 불리는 안드로겐성 탈모와 달리, 자가면역 반응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중증 원형탈모증은 두피 모발의 50% 이상이 빠진 극심한 탈모 상태로, 심한 경우엔 눈썹과 속눈썹까지 탈락하거나 전신 탈모로 진행될 수 있어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상당하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지난달 1일부터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했다. 급여 적용 대상이 된 치료제는 바리시티닙 성분 경구제인 올루미언트다. 올루미언트는 국내 성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탈모 발생 기전의 주요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는 JAK 억제제다.
다만 해당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려면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기존 치료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탈모 중증도 평가(SALT) 점수(두피 전체 면적 대비 모발이 빠진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지표)가 30% 이상 개선되지 않았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웠던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여야 한다. 동시에 두피 모발 소실 범위가 50% 이상(SALT 점수 50 이상)이거나, 두피 모발 소실 범위가 20% 이상 50% 미만(SALT 점수 20 이상 50 미만)이면서 눈썹과 속눈썹이 모두 빠진 경우에만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또한 투여 36주차에 첫 평가를 실시해 SALT 점수가 20점 이하로 떨어져야 건강보험 급여를 계속 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6개월마다 치료 효과를 재평가하며, 효과가 유지될 경우 최대 2년까지 급여가 인정된다.
물론 SALT 점수만을 두고 중증 원형탈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애매할 수 있다.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는 “SALT 점수 20 정도면 보통 여자분들은 긴 머리 스타일링을 통해 탈모반을 잘 가려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반면 짧은 헤어스타일을 선호하는 남자분들은 탈모반이 잘 가려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형탈모의 예후는 굉장히 다양하며 50% 이상의 환자가 1년 이내에 치료 후 재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는 원형탈모에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피부과학회 보험이사)는 올루미언트의 4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임상적 근거를 소개하며 “3상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루미언트 투여군은 1차 평가변수인 위약 대비 36주차 SALT 점수 20점 이하 달성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2차 평가 변수인 눈썹, 속눈썹 탈모의 임상 평가에서도 위약군 대비 유의한 모발 재성장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52주차 추적 연구에서도 올루미언트 투여군의 SALT 20점 이하 달성률은 36주차보다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모발학회 회장)은 “그동안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효과가 제한적인 치료 옵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JAK 억제제와 같은 표적 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번 올루미언트 급여 적용을 계기로 앞으로는 청소년 환자 급여 적용 검토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