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식장에서 시작된 심한 기침이 패혈증으로 이어져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5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사는 데니스 디브렐(52)은 2025년 7월 테네시주에서 열린 사촌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누우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기침을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온 데니스는 긴급진료센터에서 A형 독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산소포화도도 낮아 구급차로 세인트로즈 도미니칸 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호흡 상태가 악화해 기관삽관을 받았고, 이후 약 40일 동안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데니스는 패혈증에 이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패혈성 쇼크에 빠졌다. 의료진은 혈압과 혈액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투여했다. 낮은 혈압과 혈전, 약물의 영향으로 발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두 발이 검게 변했고, 혼수상태에 있던 약 30일 동안 발 조직이 죽어 미라처럼 말라갔다.
의료진은 8월 15일 데니스의 어머니와 생명유지장치 제거 문제를 논의했지만, 가족은 치료를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데니스는 8월 18일 의식을 되찾았고, 상태가 안정된 뒤 퇴원했다. 하지만 발의 통증이 심해지자 2025년 9월 15일 약 3시간에 걸쳐 양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수술 후 치료도 험난했다. 항생제 내성 감염과 혈전이 생겼고, 오른쪽 다리가 제대로 아물지 않아 재수술도 받아야 했다. 현재 데니스는 의족을 착용하고 보행기를 이용해 다시 걷는 법을 배우고 있다. 데니스는 직장도 잃었고, 의료보험도 없어 치료비를 마련할 때까지 물리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그는 “나는 누워서 비참함에 빠져 있지 않을 것이다. 두 다리를 잃었지만 손을 지켰고 살아남았다. ‘생명이냐 신체 일부냐’라는 말처럼 나는 다리 대신 생명을 얻었다”며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독감이 패혈증으로 번지면…혈류 끊긴 다리 괴사, 절단해야 하기도
위 사연의 여성이 처음에 걸린 A형 독감은 대부분 회복되지만 폐렴과 호흡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가 전신에 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거나, 독감으로 손상된 호흡기에 폐렴구균, 황색포도알균 같은 세균이 침투해 2차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면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자와 임신부, 영유아,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는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더 크지만 건강한 성인에게도 생길 수 있다.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장기 기능이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혈압이 크게 떨어지고 세포에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패혈성 쇼크로 진행하면 폐와 심장, 신장, 뇌 등 여러 장기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숨이 차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소변량이 줄거나 피부가 창백하고 얼룩덜룩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패혈성 쇼크 환자에게는 수액을 투여하고도 혈압이 오르지 않을 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혈관수축제를 사용한다. 이 약은 혈관을 좁혀 혈압을 높임으로써 혈액이 주요 장기로 공급되도록 한다. 쇼크가 심하거나 많은 용량을 오래 투여하면 손발의 작은 혈관으로 흐르는 피가 줄 수 있다.
이때 혈액응고 체계가 무너져 미세혈전이 온몸의 작은 혈관을 막는 파종성혈관내응고까지 겹치면 손발 조직이 괴사할 수 있다. 저혈압이 심해지고, 미세혈전, 혈관수축, 기존 혈관질환 등이 함께 작용하면 사지 손상이 발생 할 수 있다. 혈류가 오랫동안 끊겨 조직이 완전히 죽으면 혈액순환을 되살려도 회복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검게 변한 괴사 조직을 그대로 두면 감염과 통증이 이어지고 주변 조직까지 손상될 수 있어 절단이 필요하다.
패혈증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인구 10만 명당 약 677.5건(연간 약 5천만 명)이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약 322명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미국흉부학회 연구에 따르면 혈관수축제가 필요한 패혈증 환자 1만2060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2%에서 사지 허혈이 확인됐고, 절단 위험은 1000명당 2.2명이었다. 절단 부위의 95%는 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단은 쇼크 환자 모두에게 생기는 일이 아니라 여러 위험요인이 겹쳤을 때 나타나는 드문 합병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