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초철이 돌아왔다. 풀숲 어딘가에 뱀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한 채 낫과 예초기부터 드는 사람이 많지만, 이 시기 사고는 해마다 반복된다.
특히 9월이 위험하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5년(2021~2025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를 분석한 결과, 벌쏘임과 뱀물림 사고가 7~9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벌쏘임 사고, 절반이 50~60대에서 났다
벌쏘임 사고는 5년간 3405건 발생했다. 그중 77명이 입원했고 15명이 숨졌다. 전체의 71.9%가 7~9월에, 그중에서도 낮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와 주말(46.3%)에 몰렸다. 쏘인 사람은 남성(64.6%)이 여성보다 훨씬 많았고, 연령대는 60대(27.0%)와 50대(21.4%)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주로 일상생활 중(36.8%)에 났다. 음료를 마시다 쏘이는 식이다. 여가활동(23.1%)과 업무(21.2%) 중이 뒤를 이었다. 장소는 야외·강·바다(37.2%)가 가장 많았고 도로(18.4%), 집(16.2%), 농장(9.7%) 등 순이었다. 60대에서만 919건, 50대까지 더하면 1647건, 전체의 절반 가까운 48.4%가 이 두 연령대에 몰렸다.
7~8월엔 10대와 30대가 여가활동 중에, 20대는 도로에서 일상생활 중에 많이 쏘였다. 9월엔 얘기가 달랐다. 40대 이상에서 벌초나 농작업 같은 야외 무보수 활동 중 사고가 두드러졌다.

뱀물림, 건수는 적어도 위험도 훨씬 높아
뱀물림은 벌쏘임보다 건수는 적지만(5년간 665건) 훨씬 위험하다. 물린 뒤 입원한 비율이 60.2%에 달한다. 발생 시기는 9월(24.7%)이 가장 많았고 7월(15.3%)과 8월(16.8%)이 뒤를 이었다. 주말(39.0%)과 낮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40.2%)에 몰렸다.
연령대는 60대(30.2%), 70대 이상(24.5%), 50대(18.2%)를 합쳐 72.9%였다. 벌쏘임보다도 고령층 쏠림이 심했다. 남성이 57.6%였다. 사고는 대부분 일하다 났다. 농작물 수확 등 업무 중(28.4%), 일상생활 중(25.4%), 제초나 분리수거 같은 무보수 업무 중(21.7%) 순이었다. 장소는 야외·강·바다(43.0%)와 농장(27.7%)이 대부분이었고, 집에서는 정원이나 마당에서 물리는 경우가 많았다.
9월로 좁히면 고령층 쏠림은 더 뚜렷해진다. 9월 한 달에만 발생한 164건 중 119건, 72.6%가 50세 이상이었다. 60대는 7월과 9월에 농장 업무 중 사고가 가장 많았다. 70대 이상은 다르다. 7월부터 9월까지 줄곧 농업시설에서 일하다 물렸다.
아동·청소년과 청장년층은 계절에 따라 사고 장소와 활동이 바뀌었지만, 고령층은 농작업이 이어지는 내내 위험이 계속됐다.
다친 뒤 이렇게 하면 오히려 위험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위험을 줄일 방법은 있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밝은 옷차림과 긴소매 옷이 도움이 된다. 벌을 자극하는 정도는 검은색이 가장 심하고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약해진다. 쏘였다면 손이나 핀셋이 아니라 신용카드 같은 얇고 단단한 물건으로 벌침을 밀어내 제거해야 한다. 통증이 계속되거나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뱀물림을 막으려면 등산이나 논밭 작업 시 장갑과 장화, 긴바지를 갖춰야 한다. 뱀을 발견하면 잡으려 하지 말고 즉시 자리를 피해 119에 신고해야 한다.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두고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민간요법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상처에 약초를 찧어 바르거나, 칼로 상처를 내 독을 짜내거나,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술이나 카페인을 마시는 것도 마찬가지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벌쏘임, 뱀물림은 7∼9월 발생 빈도가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등산 혹은 제초 작업이나 밭일을 하는 경우 긴소매 옷을 입고, 장갑 및 장화를 착용하는 등 예방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벌쏘임·뱀물림 예방수칙과 응급처치법을 담은 카드뉴스를 만들어 보건소와 농업 관련 기관 등에 배포했다. 국가손상정보포털 자료실이나 질병관리청 누리집 홍보자료 코너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