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8일 (화)

서울까지 안 가도 된다…경남 판막 환자, 지역서 검사부터 TAVI까지

[삼성창원병원 TAVI] ④ 7월 6일부터 급여 대상 확대…심장통합진료팀 동의 시 본인 부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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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성창원병원 TAVI팀. 왼쪽부터 순환기내과 박익현·이미래·박용환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김명영 교수, 순환기내과 방승혁 교수. 그 외에 영상의학과(장홍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전담 간호사, 체외순환사(윤여천, 정영섭), 방사선사 등도 한 팀을 이뤄 유기적으로 돌아간다. 사진=삼성창원병원

고령 환자에게 심장판막병은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다. 증상은 서서히 온다. 숨이 차고 기운이 떨어져도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쉽다. 병원에 가더라도 처음부터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시작점은 동네 의원이나 지역 병원인 경우가 많다. 의사 청진(聽診)에서 심장 잡음이 들리거나, 건강검진에서 심장 이상이 의심되거나, 숨참과 어지러움이 반복돼 심장초음파를 하다 발견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중증의 대동맥판막협착증(Aortic Stenosis, AS)이라면 판막을 바꾸는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그동안 경상남도에 사는 고령 판막 환자에게 TAVI(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 때로는 TAVR)는 가깝고도 먼 치료였다. 가슴을 열지 않는다는 장점은 알려졌지만, 진료 동선에다 비용 부담까지 걸림돌이 적지 않았다.

70, 80대 초고령 환자에겐 먼 길 가는 것 자체부터 큰 부담이다. 게다가 보호자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서울이나 부산까지 가는 긴 동선은 치료 결정을 늦추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얼마 전까지는 80세가 넘고, 수술 위험(STS score 8% 초과)이 매우 높거나, 흉부외과적으로 개흉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된 환자 위주로만 건강보험에서 급여 지원했다. 이런 환자만 본인 부담 5%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이가 그보다 아래거나 다른 조건이 맞지 않으면 몸 상태는 나빠도 환자 부담액이 50%를 넘었다. 심지어 80%까지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7월 6일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병원 심장통합진료팀이 모두 TAVI 필요성에 동의하면 60대, 70대 등 80세 미만 환자도 본인 부담 5%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TAVI 의심 환자와 일반 판막 환자, 경로부터 다르다?

삼성창원병원(병원장 오주현)으로 오는 판막 환자의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처음부터 TAVI가 필요하다고 판단, 상급종합병원으로 바로 의뢰되어 오는 경우다.

지역의 동네 병의원, 또는 포괄2차종합병원에서 대동맥판막협착증 소견이 확인되면 수술이나 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의뢰가 일어난다.

기본적으론 심장통합진료팀(Heart Team; 순환기내과+심장혈관흉부외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이 갖춰져 있으면서 보건복지부로부터 'TAVI 실시기관' 승인도 받은 병원이어야 한다. 여기서 TAVI CT와 심장초음파 등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심장통합진료를 통해 TAVI로 가능한지, 아니면 개흉 수술로 가야 하는지 결정한다.

다른 하나는 일반 판막질환 소견으로 의뢰되는 경우다. 이때는 순환기내과로 외래를 신청해 심장초음파와 심전도, CT 등 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TAVI 가능성이 있으면 TAVI 팀 협진과 다학제 논의로 이어진다.

겉으로는 비슷해보여도 진찰 결과는 다를 수 있다. 경과만 지켜봐도 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개흉 수술이 더 적합한 환자도 있고, TAVI 시술로 가야 하는 환자도 있다.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네 병의원에서 판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적절한 시점에 수술과 시술이 가능한 상급 의료기관으로 빨리 연결하는 작업이다. 판막이 많이 좁아진 뒤에야 오면 선택지는 그만큼 줄어든다.

판막 의심 환자는 어떤 흐름으로 정밀검사까지 가나?

TAVI를 검토하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검사는 심장초음파와 TAVI CT다. 먼저, 심장초음파는 판막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심장이 얼마나 부담을 받고 있는지 본다.

그에 비해 TAVI CT는 인공판막이 들어갈 길과 구조, 크기를 보는 검사다. 일반 CT처럼 한 부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심장과 대동맥, 관상동맥, 대퇴동맥 등 접근 혈관을 넓게 촬영한다.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박용환 심장혈관센터장(순환기내과)은 이를 '몸에 맞는 양복을 맞추기 위해 수치를 재는 과정'에 비유했다. 판막이 가장 잘 열리는 순간을 잡아 크기를 재고, 혈관 길과 판막 석회화 정도를 분석해야 어떤 판막을 쓸지, 어느 혈관으로 접근할지 정할 수 있다.

외부 의료기관에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의뢰된 환자도 바로 시술 날짜를 잡는 것은 아니다. 먼저 외래에서 기본 혈액검사와 심장초음파를 다시 확인하고, TAVI CT를 찍는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TAVI팀이 다시 모인다. 순환기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심장초음파 담당 전문의가 함께 본다. 환자가 수술을 견딜 수 있는지, TAVI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하고, 동반된 관상동맥질환이 있으면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지도 판단한다.

관상동맥 조영술이나 스텐트 시술을 먼저 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판막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심장 전체의 위험을 함께 낮추는 과정이다.

TAVI팀은 한 환자를 놓고, 다각적인 심층 토론을 거쳐 최적의 시술 방법을 찾는다. 사진=삼성창원병원

수요일 시술이 예정되면 보통 월요일에 입원한다. 필요한 검사를 마치고, 관상동맥 문제가 있으면 먼저 치료한 뒤 TAVI를 진행한다.

상태가 안정적이면 금요일에 퇴원하는 방식의 표준 흐름을 밟는다. 환자가 보기엔 짧은 입원처럼 보이지만, 그 앞에는 정밀 영상 분석과 팀 판단이 먼저 놓여 있다.

시술 끝나도 다 끝난 것은 아니다

TAVI는 시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회복이 빠른 편이다. 상태가 안정적이면 입원 기간도 길지 않다.

하지만 시술 직후엔 부정맥, 출혈, 의식 변화, 판막 기능, 혈전 위험 등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고령 환자는 작은 변화도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퇴원 전에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약 복용, 활동량, 이상 증상, 외래 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게다가 퇴원이 치료의 끝은 아니다. 삼성창원병원은 시술 후 일정한 간격으로 추적 관찰을 한다. 퇴원 뒤 1주일 전후 외래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심전도와 심장초음파 등으로 판막 기능과 합병증 여부를 본다. 이후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환자 상태에 따라 관찰 간격을 조정한다.

박 센터장은 "TAVI는 시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후 관리도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술한 판막이 제대로 열리고 닫히는지, 부정맥이나 혈전 위험은 없는지, 약을 어떻게 조정할지 보려면 다양한 판막 치료 경험이 필요하다.

물론, 환자가 사는 동네 병의원으로의 회송(回送)도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환자를 바로 돌려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서도 판막 기능을 정밀하게 볼 수 있는 초음파 경험과 시술 후 관리 기준이 갖춰져있어야 한다. 지역 의료기관과의 네트워킹과 역할 분담이 앞으로 더 정교해져야 하는 이유다.

지역에서 TAVI를 받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경남권 환자에게 TAVI가 지역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니다. 고령 환자는 긴 이동 자체가 위험이자 부담이다. 검사와 입원, 시술, 퇴원 후 외래까지 매번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박 센터장은 "환자가 사는 자기 지역 안에서 중증 판막질환을 발견하고, 정밀검사와 치료를 받고, 나중엔 추적관리까지 한 줄로 이어주는 구조가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TAVI가 단순히 시술 한 번으로 끝나는 치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창원병원이 경남 판막 환자의 거점(hub)인 이유는 TAVI 시술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이 병원은 1986년 경남 최초로 심장센터를 열고 개흉 심장수술을 시행했다.

그 이후 40년간 심장수술과 심혈관 시술 경험을 넓고, 깊게 축적해왔다. TAVI는 2023년에 시작한 새 치료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기반은 그런 심장치료 역사 위에 서 있다.

판막은 이제 나이를 핑계 삼지 않는다. 다만, 그 답을 찾으러 먼 길을 떠날 필요가 없어졌을 뿐이다.

[FAQ] 환자가 많이 묻는 질문들

Q. 동네 의원에서 심장 잡음이 들린다고 하면 바로 큰 병원에 가야 하나요?

심장 잡음이 있다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숨참, 흉통, 어지러움, 실신이 함께 있거나 고령 환자라면 심장초음파로 판막 상태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결과 중등도 이상이면 전문 진료가 필요할 수 있으니까요.

Q. TAVI를 받으면 시술 뒤에도 계속 큰 병원에 다녀야 하나요?

초기에는 시술 병원에서 추적 관찰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판막 기능, 부정맥, 출혈, 약물 조정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후 상태가 안정적이고, 사는 곳 가까운 병의원에서도 필요한 조치가 가능하다면 역할 분담을 검토할 수 있겠지요.

Q. 시술 후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하나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흉통, 실신, 심한 어지러움, 의식 변화, 시술 부위 출혈이나 심한 통증이 있으면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고령 환자는 작은 변화도 악화 신호일 수 있어 보호자가 함께 관찰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움말=삼성창원병원 심장혈관센터 박용환 센터장(순환기내과). 동국대 의대를 나와 동아대에서 의학박사를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순환기내과 임상강사를 지냈다. 대동맥·말초혈관질환,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고혈압을 진료하며, 중재시술 인증의 자격도 있다. 현재 성균관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삼성창원병원 내과 주임과장과 심장혈관센터장, 진료협력센터장을 맡고 있다.

박용환 심장혈관센터장. 사진=삼성창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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