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뇌 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전신마비 환자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 로봇팔을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뉴럴링크의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는 근위축성측상경화증(루게릭병) 환자 닉 레이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로봇팔을 작동시키는 동영상을 업로드하며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에서 레이는 컵을 들고, 음료수 빨대를 집어 올리는 등 로봇팔을 활용해 미세한 조작을 선보인다. 그는 “병 진단 후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내 힘으로 냉장고를 열고, 모자를 쓰고, 전자레인지를 작동했다”며 “이 모든 것이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 덕분에 가능했다”고 했다.
뉴럴링크는 현재 사람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척수마비나 루게릭병 등으로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에게 칩을 이식하고, 이들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뇌-컴퓨터 상호작용(BCI)’이라고 하며, 뉴럴링크의 칩에는 ‘텔레파시’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재까지 텔레파시를 이식받은 환자는 총 12명이다. 이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는 코딩 프로그램을 작동하고 일러스트를 그리는 등 직업 활동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조작에 익숙해진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7월 이식 수술을 받은 레이는 뉴럴링크의 임상에 참여한 8번째 환자가 됐다. 앞서 올해 초 뉴럴링크는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로봇팔 작동을 암시하는 티저 영상을 공개한 바 있는데, 레이의 사례를 통해 이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뉴럴링크의 텔레파시가 단순히 컴퓨터를 조작하는 것 외에도 현실에 무언가를 만지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이정표다.
최근 뉴럴링크는 미국 매사추세츠의사협회에서 발간하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에 논문 초록을 제출했다. 텔레파시 임상에 참여한 첫 세 환자의 데이터를 담은 논문이다. NEJM은 의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저널이며, 엄격한 수준의 동료 심사(peer review)를 통과한 논문만 게재한다.
BCI 분야에서 인간의 실제 데이터를 담은 논문이 동료 심사를 요구하는 저널에 실리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다른 연구자들이 뉴럴링크의 BCI 장치에 대해 객관적인 성능과 안전성 평가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