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트라제네카가 AKT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경구용 항암제 ‘티루캡(성분명 카피바서팁)’의 두 번째 3상 임상시험에서도 주요 생존 개선 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며, ‘동급 최초(first-in-class)’ 항암제로서의 상업적 기대감에 제동이 걸렸다.
회사 측은 최근 발표한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CAPItello-280' 연구의 중간 분석 결과, 무진행 생존율(PFS)과 전체 생존율(OS)이라는 이중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삼중음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한 ‘CAPItello-290’ 연구에 이어 티루캡의 두 번째 3상 임상 실패다. 당시 연구에서도 표준 치료제 파클리탁셀에 티루캡을 병용 투여했지만, 유의미한 임상적 이점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번 CAPItello-280 연구는 전립선암 치료에서 표준으로 사용되는 남성호르몬 억제요법(ADT)과 화학항암제 도세탁셀에 티루캡을 병용 투여해, ADT+도세탁셀 병용군과의 효과를 비교한 임상이다. 안드로겐 수치를 낮춰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ADT는 해당 암 치료의 기본 축으로, 티루캡은 여기에 추가 효과를 기대했으나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티루캡은 2023년 11월, 특정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HR(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24년 4월 허가받은 후 9월 출시됐다. 하지만 그 이후 진행된 적응증 확장 임상에서 연속적인 부진이 이어지며, 시장에서는 블록버스터 잠재성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실적 역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티루캡은 출시 첫해인 2024년에만 4억3000만 달러(약 616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지만, 1분기 매출은 1억3200만 달러(약 1890억 원)로 직전 분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대비 17% 낮은 수준이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PTEN 결손이 있는 전이성 호르몬 민감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APItello-281’ 임상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이 임상에서는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율(PFS)을 이미 충족한 상태로, 전체 생존율(OS)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미국 내 약가 규제 및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가능성에 대응해 일부 생산 시설을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다나 사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필요 시 미국 내 생산 역량을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1분기 매출 136억 달러(약 19조4950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기록한 18% 매출 증가에 이어 올해도 ‘높은 한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