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경련
정의
소아의 뇌는 열에 의해 전기적으로 쉽게 흥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이 나면 경련이 발생하는 경우가흔히 있습니다. 이렇게 열에 의해 초래되는 경련을 열성 경련이라고 합니다. 열성 경련은 전체 어린이들의 5~8% 정도가 경험하게 되는 아주흔한 증상이며, 정의상으로는 만 3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에게 열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경련을 열성 경련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뇌막염이나 뇌염 같은 뇌의 염증성 질병과 전해질 이상 등 대사성 질병에 의해 초래되는 경련은 이나이에 열이 나면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열성 경련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3개월 이전이나 5세 이상에서도 단순한 열성 경련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이런 때는 간질과 같은 다른 질병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정밀 진단이 필요합니다.
진단
전형적인 열성 경련이라면 특별한 검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열이 나면서 경련이 나타나는 질병 중에는 뇌막염이나 뇌염 같은 신경계 감염이라든가, 라이 증후군이나전해질 이상과 같은 대사성 질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병들과 확실히 구분하기 어려울 때는 혈액 검사나 혈중 전해질 검사, 뇌척수액 검사들이 필요합니다.
소변 검사, 소변 배양, 혈액배양 검사 등은 열이 나는 원인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뇌파 검사는 열성 경련 이외에 뇌 기능평가나 다른 종류의 간질 성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때 제한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또 단순한 열성경련에서는 머리 안쪽의 외상이나 감염증이 의심되는 때를 제외하고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열성 경련 하는 아이들은 커서 간질로 발전하는가 열성 경련이 없었던 아이들에게 후에 간질이 발생하는 비율은 0.5~1% 정도인데 비해 열성 경련이 있었던 아이들은 약 3%에서간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열성 경련이 있었던 아이들 중 97%는 간질로 이행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질 발생률은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낮은 상태라고 할 수 있으므로 열성 경련을 했다고 해서 후에 간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열성 경련의 형태가 복합 열성 경련이었다거나 대뇌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다든가, 집안에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을 때는 후에 간질로 이행되는 비율이 좀 더 높기는 하지만 이러한 요인을모두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후에 간질로 이행될 확률은 12%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열성 경련에서 간질로 발전하는 것은 막을 수 있나 열성 경련 환자가 후에 간질로 발전하는 것은 그런 성향을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성 경련이 중첩 경련으로 발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열성 경련에 의해서 간질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열성 경련에대한 어떠한 예방적 치료도 간질 발생을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열성 경련을 하는 아이들에게 후에 간질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치료는 불필요합니다. 그러나 경련 중첩 상태는 뇌의 일부에 손상을 주어, 손상된 부위의상처 조직에서 간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련 중첩 상태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는 간질 예방에 도움이됩니다.
치료
열성 경련은 거의 대부분이 2~3분 이내에 멈추는데 2~3분 정도의 경련은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아이들에게 처음 2~3분 동안에는 경련을 멈추게 하는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련을 하면 아이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 호흡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되고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에강직이 오기 때문에 꼭 끼는 옷 같은 것을 풀어줘 숨쉬기 쉽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또 입안에 분비물이 증가하고, 간혹 토할 때 토물이 함께 기도를막아 질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줘 입안의 내용물이 밖으로 쉽게 흘러나올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간혹 경련 중에 이빨로 혀를 물어 상처와 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젓가락 같은 비교적 부드러운 막대기를 이빨 사이에 가볍게 물려주는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입안에 수건과 같은 부피가 있는 물건을 쑤셔 넣는다거나 기도로 빨려 들어갈 수있는 작은 물건들을 넣게 되면 호흡할 수 있는 길을 막게 되어 위험한 상태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경련은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때 손발을 바늘로 따거나 주무르는 민간요법으로는 경련이 멈추지않습니다. 실제로 따거나 주무르거나 하지 않는 다른 나라의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아이들에 비해 경련을오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될 때는 경련에 의해 뇌 손상이초래되는 경련 중첩 상태(경련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상태)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응급처치가 가능한 병원으로 빨리 옮겨야 합니다.이때 호흡을 잘 유지할 수 있게 편안한 자세로 고개를 옆으로 돌려 주어 입안의 내용물에 의해 질식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혀를 이빨로 깨물고 있는 상태라면 나무 막대 등을 이빨 사이에 물려서 이송하도록 합니다.
경련을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약물 치료가 유일하기 때문에 다른 효과적이지 못한 처치를 하다가 아이에게뇌손상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바로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경련을자주 하는 아이의 부모들은 경련이 발생했을 때 시행하는 응급조치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열성 경련과 뇌의 상관관계
열성 경련을 하는 아이를 처음 보는 부모는 무척 당황해 아이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전혀 반응하지 못하고 몸이 굳어지거나 팔다리를 떠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질병에 대해 경험이없거나 알고 있지 못한 부모로서는 무척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열성 경련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련을 할 때 아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파랗게 질려 질식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이러한 청색증은 피부나 팔 다리로 가는 외부 순환의 감소로 생기는 현상이고, 뇌나 내부장기에 대한 산소공급은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경련이 30분 이상 오래 지속될 때는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 열이 매우 높거나 호흡이 아주 약한 상태 등 다른 조건들이 함께 있을 때는 30분 이내라 하더라도 뇌가 상할 수 있지만, 대개 5~10분 이내에 끝나는 경련은 뇌에 손상을 초래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숨을 오래 쉬지 못하면 뇌가 상하거나 죽을 수 있지만, 잠깐씩숨을 참았다가 다시 쉬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해도 아무 영향이 없는 것처럼, 경련도 짧은 경련은 여러번 반복하더라도 뇌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련 중첩 상태란?
경련 중첩 상태란 경련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짧은 경련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30분 이상계속 반복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경련 중첩 상태는 뇌 손상을 유발하거나 뇌 세포 손상을 초래해, 회복된 이후에도 뇌기능 장애가 남거나, 치료가 잘되지 않는 간질로발전할 수 있습니다. 경련이 시작한 후 5분 이내에 스스로멈추지 않으면 경련 중첩 상태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열성 경련과 간질의 차이
간질이란 특별한 유발요인이 없이 일상생활 중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경련이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질병이지만, 열성 경련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3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에서 열이 있을 때에만 경련이 나타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질은 대개 오랜 기간 경련이 재발하게 되지만, 열성 경련은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회복된다는 점에서 아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질은 언제 경련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경련에 의한 사고 위험 등 부담을 매우 오랫동안 또는 평생갖게 되는 질병이지만, 열성 경련은 열이 있을 때만 발생하고, 나이가들면 열이 나더라도 경련을 하지 않게 되는 일시적인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성 경련 재발 시기
아이가 처음 열성 경련을 했다면 부모로서는 그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매우 염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열성 경련을 처음 한 아이의 반수는 이후로 다시 경련을 하지 않습니다.재발한다 하더라도 경련 중첩 상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우려할필요가 없습니다. 또 3번 이상 재발하는 예는 전체의 1/5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열성 경련과 유전 열성
경련은 비교적 강한 유전적 경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부모 중 한 명이 어렸을 때 열성 경련이 있었다고 해서 자녀에게 모두 유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않은 아이에 비해 열성 경련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실제로 열성 경련을 갖고있는 아이의 10% 정도가 과거에 부모가 열성 경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형제 중에는 17% 정도에서 열성 경련이 동반된다고 합니다.
열성 경련과 지능의 상관관계
경련이 길지 않으면 뇌 손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열성 경련을 여러 번 했다고 해도 지능이 떨어지지는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열성 경련을 자주한 아이들과 자주하지 않은 아이들과의 지능 지수를비교해 보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련이 오래 지속되는 경련 중첩 상태에서는 뇌세포 일부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늦어도 5분 이상 경련이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빨리 옮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복합 열성 경련이란?
일반적으로 열성 경련은 아이가 열이 올라갈 때 온몸에 경련이 나타나고, 대부분 5분 이내에 멈추게 됩니다. 또 열이 올라갈 때 한 번 경련이 나타나고하루에 두 차례 이상 반복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하루 한 번,15분 이내의 전신성 경련이 나타나는 상태를 단순 열성 경련이라고 합니다.
복합 열성 경련은 신체의 일부에서만 경련이 발생한다거나, 15분이상 지속되는 경련, 하루에 두 차례 이상 재발하는 경련, 일시적인부분 마비 같은 후유증이 있는 경련을 열성 경련이라고 말합니다.
복합 열성 경련 더 위험한가
복합 열성 경련이라고 해도 경련의 재발률이 더 높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15분 이상 경련이 지속되면 다음에 경련이 다시 나타난다 하더라도 경련이 빨리 멈추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 단순 열성 경련에 비해 후에 간질로 발전하는 확률이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예방
대부분의 열성 경련은 열이 오르는 중에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이가 경련을 하고 난 후에야 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많습니다. 이와 같이 처음 열이 오를 때 발생하는 경련은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열이 오르고 어느 정도 뒤에 경련이 발생하는 아이들은 열을 빨리 떨어뜨려 준다거나 해열제와 함께 항경련제를 미리 투여해 경련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또 경련이 열나는 것을 알기도 전에 갑자기 시작하는 아이라도, 열이 오르기 전에 잘 놀지 않는다거나, 잘 먹지 못하고 보챈다거나, 축 늘어지는 등 전조증상이 있을 때가 있으므로, 이때 바로 해열제를 투여하거나 옷을 벗겨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 열이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면 어느 정도 경련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경련이 자주 재발하는 아이에게는 이러한 전조 증상이 있을 때, 항경련제를 해열제와 함께 투여하면 경련 발생을 억제할 수도 있습니다.
1980년대 이전까지는 열성 경련을 자주 하는 아이들에게 종종 장기적으로 항경련제를 투여했습니다. 그러나 짧은 경련은 여러 차례 하더라도 뇌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지고, 항경련제를 오래 복용하는 것이 지능 발달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열성 경련을 예방하기 위한 장기적인 약물 복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실제로 열성 경련의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페노바비탈을 2년 동안 복용하면, 그 아이가 2년 동안 할 경련의 반 정도를 막아주지만, 지능 발달 지수를 10점 정도 저하시키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습니다.
또 열성 경련 예방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 발프로인산(오르필, 데파킨)이라는 항경련제는 하루 3번씩 복용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1세 이전에는 간기능 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한 치료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1일년에 평균 4~5회의 경련이 나타나는 아이에게 예방적 약물치료를 한다고 하면, 2~3회의 경련을 방지하기 위해 1년 내내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과 지능 저하나 간독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 약물 치료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련이 시작된 후 30분 이상 멈추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병원까지 바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제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다이아제팜(발륨)이라는 항경련제를 열이 날 때 해열제와 함께 투약하거나, 항문으로 관장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