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 (수)

“살찌면 뇌도 빨리 늙는다”…체중 늘수록 기억력 판단력 더 빨리 떨어져

50세 이상 성인 8200여 명 24년 추적…BMI 높을수록 인지기능 저하 속도 빨라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나이가 들면서 늘어나는 체중이 뇌의 노화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AI 생성

나이가 들면서 늘어나는 체중이 뇌의 노화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기억력과 집중력, 판단력 등이 더 빠르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65세 이상에서 더욱 뚜렷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 공중보건대학 수항 송 교수팀은 체중과 인지기능 변화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50세 이상 성인 8200여 명을 24년간 추적한 전국 대표성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신경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BMI와 인지기능 변화를 비교해 체중이 기억력, 전반적인 인지 수행 능력, 실행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실행기능은 집중하고 계획을 세우며 일을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분석 결과, BMI가 높은 사람일수록 기억력과 전반적인 인지기능, 실행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다. BMI가 1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도 빨라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체중의 비교적 작은 차이도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과 관련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연관성은 연구 시작 후 8년 차에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성인에서 체중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관계가 가장 뚜렷했다.

연구진은 체중 관리가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체중을 관리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인 2년 안에도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체중을 관리하면 단 2년 만에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상당히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는 BMI가 건강한 노화를 위해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위험 요인 중 하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과도한 체중이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염증, 혈액순환 장애, 인슐린 저항성 등을 제시했다. 체중이 증가하면 체내 염증 반응이 촉진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 데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BMI가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BMI만을 기준으로 미국인 약 5명 중 2명이 비만에 해당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BMI뿐 아니라 허리둘레와 체중 관련 질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미국인의 약 75%가 비만으로 분류된다.

현재 미국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은 700만 명 이상이며, 2050년에는 그 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치매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2026년 약 101만 명으로 추정되며,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약 22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치매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체중처럼 관리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체중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관찰연구로, 과체중이 뇌 노화를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체중 관리가 실제로 치매 발생을 예방하는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송 교수는 "현재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며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개선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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