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 (금)

전립선암 조직검사, 직장벽 안 거치고 회음부로⋯‘모나리자’ 한국 첫 도입

서울아산병원, MRI·초음파 융합해 로봇으로 바늘 정밀 유도⋯감염 위험 낮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이상민 교수가 10월 1일 로봇 보조 전립선 조직검사 시스템 ‘모나리자’를 이용해 암 의심 부위의 조직을 채취하고 있다. 모나리자는 MRI와 초음파 영상을 결합해 조직검사 바늘의 위치를 정밀하게 안내한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전립선암 조직검사에서는 암이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정확히 채취하는 것만큼 감염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검사 바늘이 직장벽을 통과하면 장내 세균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이 이런 위험을 줄이면서 암 의심 부위를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는 로봇 보조 장비를 도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비뇨의학과 정인갑·김정권 교수팀이 로봇 보조 전립선 조직검사 시스템 '모나리자(Mona Lisa)'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모나리자는 싱가포르 의료기기 기업 바이오봇 서지컬(Biobot Surgical)이 개발한 장비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영상을 결합해 암 의심 부위의 위치를 확인하고, 로봇이 조직검사 바늘의 방향과 깊이를 정밀하게 안내한다.

전립선암은 한국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신규 환자는 2만2640명으로, 전체 남성 암 발생의 15.0%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을 확진하려면 암이 의심되는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내 암세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간 직장에 초음파 기구를 넣어 전립선 위치를 확인하고, 직장벽을 통해 바늘을 넣는 '경직장 조직검사'를 널리 시행했다.

하지만 초음파만으로는 암 의심 부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근에는 MRI로 의심 부위를 확인한 뒤 초음파 영상과 결합해 조직을 채취하는 '표적 조직검사'를 활용하고 있다.

MRI로 암 의심 부위 찾고, 로봇이 바늘 방향 안내

모나리자는 미리 촬영한 MRI와 검사 중 얻는 초음파 영상을 결합해 전립선과 암 의심 부위의 위치를 3차원으로 보여준다.

의료진이 영상을 보면서 조직을 채취할 위치를 결정하면 로봇이 검사 바늘의 방향과 깊이를 안내한다. 로봇이 스스로 암을 찾아내거나 조직을 채취하는 것은 아니다. 검사 계획과 실제 조직 채취는 의료진이 맡는다.

조직을 채취하는 경로도 다르다. 직장벽 대신 항문과 음낭 사이의 피부인 '회음부'를 통해 바늘을 넣는다. 이를 '경회음부 조직검사'라고 부른다.

모나리자는 회음부 피부의 두 진입점을 이용해 전립선 여러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하도록 설계됐다. 직장을 통한 검사에서 접근하기 까다로운 전립선 앞쪽의 암 의심 부위도 검사할 수 있다.

검사할 때 초음파 기구는 직장에 넣어 전립선 위치를 확인한다. 하지만 조직을 채취하는 바늘은 직장벽을 통과하지 않고, 항문과 음낭 사이의 회음부 피부를 통해 전립선에 넣는다.

감염 위험 낮추는 경회음부 검사⋯유럽 학회도 권고

경회음부 검사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직장 검사에서는 바늘이 직장벽을 통과하면서 장내 세균을 전립선 주변 조직으로 옮길 수 있다. 반면 경회음부 검사는 피부를 소독한 뒤 직장벽을 거치지 않고 전립선에 접근한다.

유럽비뇨의학회가 인용한 무작위 연구 8건에서는 경직장 검사군 789명 중 48명(6.1%)에게 감염성 합병증이 발생했다. 경회음부 검사군은 807명 중 22명(2.7%)을 기록했다.

다만 이 수치는 검사 경로에 따른 감염 위험을 비교한 결과다. 모나리자 장비 자체의 감염 예방 효과를 평가한 것은 아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두 검사법의 감염률 차이가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유럽비뇨의학회는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경회음부 조직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이 방식에서도 감염이나 출혈,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모나리자는 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높거나 MRI에서 암 의심 부위가 발견돼 조직검사가 필요한 환자에게 활용할 수 있다. 이전 검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의심 소견이 계속되는 경우에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 MRI와 초음파 영상을 결합하는 로봇 보조 경직장 조직검사 장비 '아르테미스(Artemis)'를 한국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번에는 기존 영상 융합 기술에 경회음부 접근 방식과 로봇의 정밀한 바늘 유도 기능을 더했다.

정인갑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의심 병변의 조직을 정확히 채취하고 암의 악성도를 평가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정밀하게 전립선암을 진단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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