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진료실에서 잰 혈압은 정상이지만, 집에서 잰 혈압이 높은 ‘가면 고혈압’이 78세 이상 고령층의 낙상 위험을 70%나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 의료원(BIDMC) 연구팀은 병원 혈압만 믿고 방심하기 쉬우나 나이 든 사람들은 평소 집에서 혈압을 자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IDMC는 하버드대 의대 교육병원이다.
연구팀은 지역사회 기반 동맥경화증 위험 연구(ARIC)에 참여한 78~98세 남녀 758명을 대상으로 병원 혈압과 가정 혈압의 차이가 낙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들 참가자는 8일간 아침·저녁에 병원 진료실과 가정에서 여러 차례 혈압을 측정했으며, 최근 12개월 동안의 낙상 경험에 대한 추적조사를 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는 혈압이 정상으로 나왔으나 집에서는 높았던 ‘가면 고혈압’에 속한 노인들은 병원과 집에서 모두 혈압이 높은 노인들에 비해 넘어져 다칠 위험이 70%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병원에서는 의사·간호사의 흰 가운을 보고 긴장해 혈압이 높게 나오지만 집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백의 고혈압’에 속한 노인들은 낙상 위험이 훨씬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고령자에게 치명적인 낙상이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떨어뜨리는 만큼, 평소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해 숨겨진 위험을 일찍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고혈압 학술대회(Hypertension Scientific Sessions 2026)에서 발표됐고, 미국과학진흥협회 포털 '유레카얼럿'이 소개했다.
고혈압은 국내 성인 인구의 약 30%인 1300만 명이 앓는 대표적인 만성병이다. 특히 65세 이상 환자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질병관리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해 연간 740만 명을 넘어섰다. 환자 진료비 부담도 조 단위에 이른다.
고혈압은 특히 고령층의 치명적인 신체 손상을 부르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낙상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게 장애와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매우 흔한 원인이다. 그동안 노인 낙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저혈압이 꼽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혈압과 혈압의 큰 변동성이 고령자의 균형 감각과 신체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낙상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병원 진료실의 단발성 측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가정에서 꾸준히 혈압을 측정하고 기록하며 적극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병원 진료실에서 혈압이 정상으로 나오면 안심해도 되나요?
A1. 아니오, 안심할 수 없습니다. 병원에선 정상이지만 집에서 높은 ‘가면 고혈압’의 경우 고령층의 낙상 위험을 70%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정에서 꾸준히 혈압을 측정하고 관리해야 안전합니다.
Q2. 이른바 ‘백의 고혈압’도 낙상 위험을 높이나요?
A2. 아니요. 병원만 가면 긴장해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 고혈압’은 병원에서도 집에서도 혈압이 높은 경우보다 오히려 낙상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Q3. 고령자에게 가정 혈압 측정이 왜 특별히 중요한가요?
A3. 고령층의 치명적인 원인 중 하나인 낙상 위험을 높이는 ‘가면 고혈압’을 일찍 발견하고, 의료진과 데이터를 공유해 맞춤형 건강 관리를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