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2일 (화)

우울증 약 줄였더니 불안하고 기분 ‘뚝’⋯“병 재발 아닌 금단 증상일 수도”

스위스·호주 연구진, 항우울제 6개월 이상 복용 성인 32명 대상 추적 연구 결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할 땐 갑자기 끊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단계적으로 용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권장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항우울제 복용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우울감이나 불안이 심해지면 흔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재발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 악화가 질환의 재발이 아닌 약을 줄이면서 나타나는 ‘금단 현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Psychotherapy and Psychosomatics》에 실렸다.

금단 현상은 약물에 적응한 신체가 복용량을 줄이거나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정서적 증상을 말한다. 항우울제의 경우 우울감과 불안, 초조뿐 아니라 어지럼증이나 두통,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스위스·호주 연구진은 항우울제 감량 과정에서 나타나는 우울·불안 증상이 기존 정신질환의 재발에 따른 것인지, 금단 반응과 관련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참가자는 스위스에서 모집한 18~75세 성인 32명이었다. 모두 항우울제를 최소 6개월 이상 복용했으며, 기존 증상이 호전돼 안정된 상태에서 약물 중단을 계획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항우울제 감량 전부터 26주간 증상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항우울제 용량을 줄인 시기에는 우울감과 불안, 정서적 금단 증상이 증가했다. 반면 추가 감량 없이 같은 용량을 유지한 기간에는 불안과 정서적 금단 증상이 감소했다.

특히 우울 및 불안 증상이 심해질 때는 어지럼증·이명·감각 이상·근육 경련·구토 등 신체적 금단 증상도 함께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항우울제를 줄인 뒤 나타나는 우울·불안 증상의 악화가 질환의 재발보다 금단 현상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금단 증상은 약물 감량에 따라 심해졌다 완화되기를 반복하는 ‘파도형(wave-like) 패턴’을 보였다. 반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실제로 재발하는 경우에는 약물 용량 변화에 맞춰 증상이 반복적으로 오르내리기보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우울감과 불안이 항우울제 금단 과정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어 기존 질환의 재발로 오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항우울제 감량 과정에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이유만으로 장기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32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관찰 연구인 만큼 항우울제 감량과 우울·불안 증상 악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 결과 역시 항우울제를 임의로 중단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우울제 복용으로 증상이 호전된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 환자는 이후에도 최소 6개월간 치료를 지속하는 것을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약물 복용을 중단할 때는 갑자기 끊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단계적으로 용량을 줄이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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