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0일 (목)

암 면역치료, 효과 높이고 부작용 줄일까⋯서울대병원 ‘나노입자’ 6대 전략 제시

CAR-T·암백신 등 최신 연구 종합⋯몸속 CAR-T·병용치료 가능성도 제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서울대병원 자료 바탕 AI 가공이미지

암 면역치료제를 암이 있는 곳에 더 정확히 보내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까. 서울대병원과 독일·중국 연구진이 이런 가능성을 살핀 나노기술 연구를 정리했다.

서울대병원은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조언택 박사팀이 독일 본대학병원, 중국 상하이교통대 런지병원 연구진과 함께 암 면역치료에 나노기술을 활용한 최신 연구와 임상 현황을 종합한 리뷰 논문을 국제학술지 《분자암(Molecular Cancer)》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논문은 지난 7월 28일 공개됐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에게 직접 시험한 임상시험이 아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정리하고 나노기술을 암 면역치료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향후 방향을 제안한 리뷰 논문이다.

면역항암제, 모든 환자에게 효과 있지 않아

면역항암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다시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다. 암세포가 보내는 면역 억제 신호를 차단하는 면역관문억제제와 환자의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게 만드는 CAR-T 치료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형암에서는 면역세포가 암 조직 안으로 충분히 들어가지 못해 치료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면역계를 광범위하게 자극하면서 대장염이나 폐렴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줄일 방법 가운데 하나로 나노입자에 주목했다. 아주 작은 입자에 약물을 담아 암 부위로 더 정확히 보내거나, 필요한 시점에 약이 나오도록 조절하는 방식이다.

면역관문억제제와 암백신, CAR-T,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 치료, 사이토카인, 보체 치료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나노기술 활용 현황을 살폈다.

암백신 전달부터 ‘몸속 CAR-T’까지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에서는 지질나노입자(LNP)를 활용한다. 환자의 암세포에서 찾아낸 고유한 표적 정보를 담은 mRNA를 면역세포에 전달해 암을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CAR-T 치료에도 나노기술을 접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환자의 T세포를 몸 밖으로 꺼낸 뒤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유전자를 넣고 배양해 다시 투여한다.

나노입자로 필요한 유전정보를 몸속 T세포에 직접 전달해 몸 안에서 CAR-T 세포를 만드는 방식도 연구되고 있다. 실제 치료에 활용된다면 복잡한 세포 제조 과정과 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조언택 박사, 독일 본대학병원 슈미트 울프 교수·아밋 샤마 교수, 중국 상하이교통대 런지병원 징징 푸 박사 사진=서울대병원

연구진은 CIK세포 치료를 나노기술과 결합하는 새로운 개념도 제안했다. CIK세포는 T세포와 자연살해(NK)세포의 특성을 함께 지녀 여러 종류의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지만, 현재는 몸 밖에서 배양한 뒤 다시 투여해야 한다.

연구진은 항CD3 항체와 NKG2D 리간드, IL-2, IL-15 등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물질을 하나의 나노입자에 담아 암 부위에서 방출하는 방식을 구상했다. 몸속 T세포가 CIK세포와 비슷한 특성을 갖도록 유도해 암을 공격하게 하자는 것이다.

다만 개념 단계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항암제·면역치료 한 입자에⋯AI 활용도 제시

서로 다른 치료법을 하나의 나노입자에 묶는 방법도 다뤘다.

암세포를 찾아가는 표적 물질과 면역관문억제제를 같은 입자에 담아 종양 부위에서 함께 방출하거나, 자성을 띤 나노입자에 항암제를 붙여 외부 자기장으로 암 부위를 가열하면서 약물을 내보내는 방식이다. 열 자극으로 면역반응까지 끌어내는 방안도 포함됐다.

인공지능(AI)으로 나노입자를 설계하는 기술과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하는 전달체, 유전자가위(CRISPR), 마이크로바이옴 조절 기술과의 결합도 향후 연구 방향으로 제시됐다.

다만 실제 환자 치료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나노입자를 대량생산하면서도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고, 몸속에 들어간 입자가 장기간 안전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복잡한 제조공정과 규제 기준을 마련하는 일도 과제다.

백 교수는 “나노기술은 암 면역치료의 전달 정밀도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며 “이번 리뷰 논문이 차세대 암 면역치료제 개발과 임상 적용을 위한 실질적인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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