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 환자의 척추·관절 수술은 수술 자체만 잘 끝난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술 전 몸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수술 뒤에는 다시 걷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복을 도와야 한다. 골다공증을 방치해 다시 골절되는 일도 막아야 한다.
한국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척추·관절 진료에서도 수술 전후를 아우르는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나누리병원은 창립 23주년을 맞아 지난 3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 그랜드홀에서 ‘척추·관절 치료의 혁신과 미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강남·인천·수원·주안나누리병원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23년간 쌓은 임상 경험과 치료 성과를 공유했다. 초고령사회에서 고령 환자를 더 안전하게 치료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논의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2024년 말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고령층이 늘면서 퇴행성 척추질환이나 골다공증성 골절에 여러 만성질환까지 함께 가진 환자를 어떻게 안전하게 치료할지가 의료현장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수술만 볼 게 아니다”⋯회복·재골절 예방까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고령 환자의 수술 전후 관리가 비중 있게 논의됐다.
수술 전에는 심장과 폐 등 전신 상태와 동반질환, 복용 중인 약을 살펴 위험을 줄여야 한다. 수술 뒤에는 통증 조절과 재활, 영양 관리, 골다공증 치료까지 이어져야 한다. 한 번 골절된 환자가 다시 넘어져 또 골절되는 ‘2차 골절’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관절 골절이다. 대한골대사학회가 2023년 발표한 재골절 예방 서비스(FLS) 입장문에 따르면 한국 고관절 골절 환자의 1년 사망률은 기존 연구에서 15.6%로 보고됐다. 고령층의 고관절 골절을 단순히 뼈 하나가 부러진 문제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최근 한국의 65세 이상 고관절 골절 환자 273명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사후 관리를 받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재골절 예방 서비스(FLS)를 받은 환자의 1년 재골절률은 5.7%로 일반 진료군의 10.7%보다 낮았다. 1년 사망률도 각각 8.6%, 12.5%였다.
FLS는 골절 환자에게 골다공증 검사와 치료, 재활, 추적관찰 등을 이어줘 다시 골절될 위험을 줄이려는 관리 체계다. 다만 이 연구는 한 병원에서 진행한 비무작위 코호트 연구여서 FLS가 재골절이나 사망률 차이를 직접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한골대사학회도 골절 뒤 골다공증을 찾아 치료하고 재골절을 막기 위한 FLS 가이드북을 마련해 의료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80세 이상 환자 늘자⋯골다공증 관리 중요성 커져
나누리병원 의료진도 고령 환자가 늘면서 수술 이후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주안나누리병원 김형진 병원장은 관절센터의 발전 과정을 소개하며 로봇수술 등 새로운 치료기술과 함께 고령 환자 관리의 중요성을 짚었다.
김 병원장은 “2021년 이후 80세 이상 고령 환자와 골절수술이 증가하면서 체계적인 골다공증 관리와 재골절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수술뿐 아니라 환자의 회복과 이후의 삶까지 관리하는 역량이 앞으로 병원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나누리병원 임재현 병원장은 척추센터의 지난 20여 년을 돌아보며 고난도 척추수술 1080여 건과 누적 논문 발표 262건 등 주요 임상·학술 성과를 소개했다.
임 병원장은 “가장 큰 스승은 역시 환자였으며, 환자의 만족이 치료의 종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환자일수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의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 진행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시니어 의료진이 척추·관절 치료의 발전 과정과 임상 경험을 발표하고, 주니어 의료진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이끌었다. 지난 23년간 쌓은 경험을 젊은 의료진과 나누면서 새로운 치료 방향도 함께 고민한다는 취지다.
80대 척추수술 어떻게 준비하나⋯외부 전문가도 참여
마지막 세션에서는 초고령 환자의 척추·관절 수술을 어떻게 준비하고 관리할지를 살폈다.
김주한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80세 이상 환자의 척추수술 전후 관리법과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희창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는 고령 고관절 골절 환자의 수술 전후 통합 관리와 2차 골절 예방법을 설명했다.
장일태 나누리병원 이사장은 “의학은 정체돼서는 안 되며, 환자에게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지난 23년을 돌아보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누리병원은 2003년 서울 강남에서 출발해 올해 창립 23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척추·관절 수술뿐 아니라 고령 환자의 안전과 회복, 골다공증 관리, 재골절 예방까지 이어지는 진료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