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 (목)

의사, 프로포폴 처방 앞서 환자 투약내역부터 확인

8월 27일부터 프로포폴까지 확대⋯오남용 우려 환자만 걸러내 의료현장 부담 줄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청사 전경 사진=식약처

의사가 프로포폴을 처방받기 앞서 환자의 투약내역을 들여다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27일부터 의사가 마약류를 처방하기 전 환자의 과거 1년간 투약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제도'의 대상 성분을 마취제인 프로포폴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여러 병원을 돌며 과다 처방받는 이른바 '의료쇼핑'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식약처는 지난 26일 프로포폴 오남용 의심 사례를 점검한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해 한 사람에게 13회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의료기관 23곳과 투약자 26명을 대상으로 기획점검을 벌인 결과, 전문가 심의를 거쳐 의료기관 13곳과 투약자 13명이 수사 의뢰됐다.

이들 투약자는 1년간 평균 6개 의료기관을 돌며 29회 프로포폴을 투약받았고, 그중에는 13개 병원을 돌며 54회 투약받은 사례도 있었다. 투약 사유는 대부분 피부시술과 성형수술이었다.

투약내역 확인제도는 이런 '병원 쇼핑'을 걸러내기 위해 마련됐다. 의사는 처방 전 환자의 지난 1년 치 투약 이력을 조회해 과다·중복 처방 여부를 미리 확인한다.

펜타닐(패치제) 투약이력 확인 제도의 효과 인포그래픽=식약처

이 제도는 원래 2024년 6월 펜타닐 정제·패치제 의무화로 시작됐다. 이후 2025년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와 식욕억제제, 2026년 6월 졸피뎀까지 순차적으로 대상을 넓혀왔고, 이번이 다섯 번째 확대다.

효과도 이미 확인됐다. 펜타닐은 의무화 이후 2년 동안 처방받은 환자 수가 35.7% 줄었다. 이후 추가된 성분들도 권고 시행 이후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조회하는 의사가 계속 늘고 있다.

프로포폴은 건강검진 때 수면내시경 등에도 흔히 쓰인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한두 번 맞은 환자에게까지 일일이 팝업이 뜨면,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과 진료 현장의 번거로움만 늘어날 수 있다.

이를 감안, 식약처는 병원 처방프로그램과 자동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연동 프로그램(API)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 프로그램을 쓰면 '프로포폴 모든 투약 환자' 또는 '프로포폴 일정 횟수 이상 투약 환자' 중 하나를 골라 팝업이 뜨게 할 수 있다. 어느 쪽을 적용할지는 개발사 재량이지만, 일정 횟수 이상 투약한 환자만 걸러내는 쪽이 현장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준비도 상당 부분 끝났다. 지난해 프로포폴 처방 이력이 있는 의사들이 쓰는 처방소프트웨어 202개 가운데 198개가 이미 시스템과 연계를 마쳤다.

의사만이 아니라 환자도 이 시스템을 들여다볼 수 있다. 누구나 누리집이나 앱, 국민비서 구삐를 통해 자신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이력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처방받은 적 없는 약의 투약 이력이 뜬다면 명의도용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럴 땐 '의료용 마약류 안전도움e' 누리집이나 '마약류 안전정보 도우미' 앱에서 본인 투약이력을 확인해 바로 신고하면 된다. 궁금한 점이나 불편사항은 상담센터(1670-6721)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과다·중복 처방을 막을 수 있는 성분을 계속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병원 한 곳이 아니라 1년치 처방 기록 전체를 놓고 판단하면서, 의사와 환자 모두 한 번 더 확인하고 처방받는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약류 중독은 벗어날 수 있는 질병이다. 마약류 중독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주변에 그런 가족·지인이 있다면, 24시간 익명·비밀보장 마약류 전화상담센터(☎1342) 또는 카카오톡 채널 '1342용기한걸음 마약류 상담센터'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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