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염병 위험이 큰 지역을 드나드는 사람은 앞으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관련 정보를 미리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개정 검역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예고 기간은 이날부터 10월 6일까지다. 지난 5월 26일 공포된 개정 검역법(법률 제21685호, 11월 27일 시행)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하고, 선박 검역과 입국자 건강상태 신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질병관리청이 지정한 위험 지역으로 출국하거나, 그 지역에 머물다 거쳐서 입국하는 사람이 대상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사항을 제때 알릴 수 있도록 제공 범위와 방법을 구체화했다.
이 시행규칙은 입법예고 이후 절차를 거쳐 개정 검역법과 같은 1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알림도 그날부터 실제로 받아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1954년 제정된 검역법은 그동안 여러 차례 손질됐지만, 검역이 벌어지는 무대는 늘 입국장이었다. 감염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이미 국내에 들어온 다음에야 검역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이번 개정은 이 무대를 국경 밖으로 옮긴다. 여행객이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정보를 전달한다. 감염병이 들어오기 전 단계에서부터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70여 년 만에 검역의 시작점이 '입국 이후'에서 '출국 이전'으로 당겨진 셈이다.
왜 알림톡까지 동원할까
작년 한 해 우리나라를 오간 입국자는 4929만 명, 출국자는 4903만 명에 달했다. 합치면 1억 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국가 간 이동이 잦아질수록 감염병이 국경을 넘나들 위험도 커진다. 세계보건기구와 세계은행이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 GPMB(Global Preparedness Monitoring Board)는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 15개 가운데 '국제이동'을 '매우 높음'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해외감염병NOW' 웹사이트와 콜센터(1339)를 통해 국가별 감염병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여행자가 직접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전화로 문의해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런 수동적 방식을 뒤집는다. 통신사와 협력해 앞서 말한 대상자에게 문자메시지나 모바일 메신저로 관련 내용을 먼저 보낸다. 국가·지역별 감염병 발생 현황, 입국할 때 받아야 하는 검역조사 절차가 안내에 담긴다. 이 밖에 질병관리청장이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항도 포함될 수 있다.
위험 지역은 '검역관리지역'과 '중점검역관리지역' 두 가지로 나뉜다. 검역관리지역은 감염병이 유행하거나 유행할 우려가 있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고, 중점검역관리지역은 그중에서도 치명적이고 감염력이 높아 집중적인 검역이 필요한 곳이다.
두 곳 모두 검역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한다. 올 3분기(7~9월) 기준 중점검역관리지역은 에볼라바이러스병 발생국인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 등 25개국, 검역관리지역은 173개국이 지정돼 있다.
선박 검역은 어떻게 바뀔까
선박 검역 기준도 손질한다. 지금까지는 중점검역관리지역에서 출항한 뒤 검역감염병의 최대 잠복기간이 지나지 않은 선박은 모두 승선검역 대상으로 분류해왔다.
앞으로는 항구에 접안하지 않고 정박만 하는 선박은 국내 전파 위험이 낮은 만큼, 앞으로는 서류검역으로 전환한다. 대신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무작위 표본조사 방식의 승선검역을 함께 도입한다. 항공기 검역에도 무작위 표본조사가 새로 도입된 만큼, 검역소장이 표본으로 선정한 항공기나 선박에는 검역관이 직접 탑승해 조사를 벌인다.
신고서는 왜 하나로 합쳤을까
입국자가 작성해야 했던 서류도 간소해진다. 그동안 '검역관리지역등 체류·경유 신고서'와 '개인검역 신고서'는 삭제되고, 남은 '건강상태 질문서'로 내용이 합쳐진다. 서식 이름도 '건강상태 신고서'로 바뀐다.
개정안에 의견이 있는 단체나 개인은 10월 6일까지 질병관리청 검역정책과나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