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6일 (수)

허리 수술했는데 다리 계속 아프다면⋯놓치기 쉬운 ‘숨은 병변’

나누리병원 정윤교 원장, 추간공 병변 진단·척추내시경 치료 전략 제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허리 신경이 눌리면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이어질 수 있다. 허리 수술 후에도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추간공 주변의 신경 압박 여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허리 수술을 받았는데도 엉덩이나 다리가 계속 아프거나 저릴 때가 있다.

그렇다고 곧바로 수술이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신경이 척추 밖으로 빠져나가는 좁은 통로 주변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병변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정윤교 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2026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제12회 학술대회’에서 추간공 병변을 진단하고 척추내시경으로 치료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주제는 ‘내시경적 접근을 통한 추간공 병변 치료 사례(Foraminal Pathology Unlocked: Case for Endoscopic Access)’였다.

정 원장은 실제 환자 치료 사례를 바탕으로 병변의 위치를 어떻게 찾아내고 내시경으로 접근하는지 설명했다.

신경 빠져나가는 ‘출구’ 좁아지면 엉덩이·다리까지 통증

척추 안을 지나던 신경은 척추뼈 사이의 작은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이 통로가 ‘추간공’이다. 신경이 척추를 빠져나가는 ‘출구’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 높이가 낮아지거나 관절과 인대가 두꺼워지면 이 출구가 좁아질 수 있다. 신경이 눌리면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추간공 주변 일부가 척추 깊숙한 곳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추간공 안쪽과 척추관 옆이 맞닿는 일부 공간은 눈으로 확인하거나 수술 기구를 넣기가 쉽지 않다. 척추외과에서 ‘숨은 영역(Hidden zone)’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다만 ‘Hidden zone’이 추간공 전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신경이 지나는 깊은 부위 가운데 병변을 발견하고 치료하기 특히 까다로운 구역을 가리킨다.

허리 수술 뒤 계속 아프다고 모두 ‘수술 실패’는 아냐

허리 수술 뒤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다시 생기는 상태를 과거에는 흔히 ‘실패한 허리수술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라고 불렀다.

이름만 보면 수술 자체가 실패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디스크가 다시 튀어나오거나 신경 주변에 흉터 조직이 생길 수 있다. 척추가 불안정해지거나 다른 부위에서 새롭게 신경이 눌리기도 한다. 처음 수술 때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추간공 협착도 확인해야 할 원인 가운데 하나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는다면 재수술부터 생각할 게 아니라 통증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다시 찾는 과정이 먼저다. 어디가 아픈지, 어떤 자세에서 심해지는지, 저림이 다리 어느 부위까지 이어지는지를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정윤교 원장 프로필 사진=나누리병원

MRI 한 장만으로 원인 찾기 어려울 때도

추간공 병변은 영상검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MRI에서 통로가 좁아진 모습이 보여도 실제 통증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환자는 뚜렷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영상에서 원인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의사는 MRI만 보지 않는다. 통증이 퍼지는 위치와 감각 저하, 근력 변화, 자세에 따라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함께 살핀다.

예를 들어 허리 수술을 받은 뒤에도 한쪽 엉덩이에서 다리나 발 쪽으로 통증과 저림이 이어진다면 신경이 빠져나가는 통로 주변에 문제가 없는지도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증상만으로 추간공 협착을 단정할 수는 없다. 디스크 재발이나 다른 부위의 협착 등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작은 절개로 내시경 넣어 신경 누르는 부위 확인

정 원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추간공 깊은 곳의 병변을 척추내시경으로 치료한 실제 사례와 수술 방법을 소개했다.

척추내시경은 작은 절개를 낸 뒤 가느다란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넣어 신경을 누르는 부위를 직접 보면서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정상 근육이나 관절을 넓게 절개하지 않고 병변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허리뼈 마지막 마디와 골반이 만나는 L5-S1 부위는 주변 골반뼈와 관절 때문에 내시경을 넣기가 쉽지 않다. 정 원장은 이날 이 부위에 접근하는 방법과 실제 치료 사례, 수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합병증 등을 설명했다.

다만 척추내시경이 모든 환자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협착 범위가 넓거나 척추 자체가 불안정하다면 다른 수술법이 더 알맞을 수 있다.

결국 치료법을 고르기 전에 먼저 따져야 할 것은 통증의 원인이다. 신경이 어디에서 눌리는지 정확히 찾아야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이면서 필요한 부위만 치료할 수 있다.

정윤교 원장은 “추간공은 신경이 지나가는 중요한 통로지만 해부학적으로 깊숙이 위치해 병변을 놓치기 쉬운 부위”라며 “척추내시경 치료에서는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고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부위까지 정밀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허리 수술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는 통증의 원인을 다시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임상 경험과 술기를 축적해 보다 정밀하고 최소침습적인 치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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