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치 전기 자극을 받은 것 같다. 어깻죽지를 지나는 근육 중 두어 가닥에 경련이 일어난다. 피로 탓에 생기는 경련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받지 못했던 운동 자극이 들어오자 근육이 바르르 떨리는 것이었다. 10년간 굳어 있던 어깻죽지가 보내는 짜릿한 신호였다. 그렇게 내 어깻죽지는 풀리기 시작했다.
어깻죽지는 목이 끝나는 부분에서 윗등을 지나 어깨에 이르는 부위다. 어깻죽지는 견갑골과 견갑골을 움직이는 근육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어깻죽지에서 견갑골을 움직이는 근육은 견갑골 주변 근육이라고 불린다.
독자의 관심과 이 글에서 공유하는 경험 및 노하우가 어긋나지 않게끔, 먼저 내가 시달린 증상을 설명한다. 목이 굳더니 오른쪽 어깻죽지가 결리고 쑤셨다. 오른손으로 자판을 두드리거나 마우스를 누를 때면 그 자극이 신경을 타고 올라와 어깻죽지 통증을 일으켰다. 자판을 띄엄띄엄 쳐야만 했다. 마우스는 왼손으로 옮겨 잡았다. 이처럼 업무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물론이고, 하루 종일 뻐근함과 답답함에 시달렸다.
근막통증증후군에 자판 입력도 고통스러워
정형외과 진단을 받아둘 걸 그랬다. 되짚어서 자료를 찾아보니, 내가 겪은 증상은 근막통증증후군이었지 싶다. ‘세브란스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근막통증증후군은 주로 근육에 깊고 묵직한 통증을 국소적으로 일으키고, 불에 타는 듯 따갑고 아픈 느낌이나 찌르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근육 경직, 운동 제한, 근력ㆍ지구력 저하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근막통증증후군의 원인으로는 반복된 근육 과사용, 급성 외상, 거북목 같은 틀어진 자세, 근골격계 질환 등이 꼽힌다. 나는 고개를 숙인 상태로 노트북을 들여다보면서 자판을 친 자세 때문에 이 증상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가 해서 효과를 본 견갑골 주변 근육 동작은 푸시업플러스다. 나중에 알게 된 바, 전문가들도 어깻죽지 운동으로 이 동작을 권한다.
푸시업플러스는 푸시업과 달리 팔을 굽히지 않은 채 한다.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한 뒤 팔을 편 상태로 가슴을 양어깨 사이로 내리며 두 견갑골을 척추 쪽으로 모은다. 그 상태에 몇 초 머문 뒤 견갑골을 밀어 올린다. 앞에서 보면 두 견갑골이 활처럼 곡선을 이루도록 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푸시업플러스는 두 동작, 견갑골 내려 모으기와 밀어 올리기로 구성된다.


견갑골 푸시업의 효과가 큰 이유...근육끼리 안마
푸시업플러스의 다른 이름은 견갑골푸시업이다. 굳었던 견갑골 주위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를 낸다. 견갑골 주위 근육으로는 승모근과 능형근, 견갑거근, 전방거근, 극상근, 극하근 등이 있다. 견갑골푸시업은 이들 근육이 서로 자극하며 안마하도록 하는 동작이어서 안마보다 효과가 크다. 안마는 이들 근육을 일일이 잡아서 풀어주지 못한다. 특히 승모근 아래 위치한 능형근은 아무리 고수이더라도 잡을 수 없다. 푸시업플러스를 하면 능형근이 수축했다가 신장하고, 그러면서 능형근을 덮고 있는 승모근의 긴장도 완화된다.
푸시업플러스를 알게 되기 전까지, 어깻죽지 통증에서 벗어나는 데 좋다는 동작을 두루 시험해봤다. 접시 돌리기, 끈을 양손에 잡고 머리 너머 등 뒤로 돌려 내렸다가 다시 앞으로 당겨오기를 해봤다. 탄력이 있는 끈으로는 시원함이 덜해서, 막대기를 잡고 시도했다. 점점 막대기를 잡는 폭을 좁혀서 하다가 왼쪽 견봉쇄골인대가 파열됐다. 견봉쇄골인대는 쇄골을 어깨와 연결하는 조직 중 하나다. 그 지경에 이르도록 막대기를 좁게 잡고 돌린 건, 그만큼 통증이 심했기 때문이다.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며 암중모색하던 내가 찾은 빛이 푸시업플러스였다. 어깨를 풀기 위해 다양한 동작으로 푸시업만 하다가 푸시업플러스 동작을 떠올리게 됐다. 이 명칭은 나중에 알게 됐다.
어떻게 푸시업플러스에 생각이 미치게 됐나? 마라톤을 하면서 인체는 여느 영장류와 달리 달리기에 적합한 특성을 많이 갖게 됐음을 알게 됐다. 그러나 상체는 다른 영장류와 비슷하고, 장구한 진화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네발 포유류와도 유사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
네발 포유류가 걸을 때 앞발을 짚므면 그 발에 연결된 견갑골 부위가 봉긋 올라오며 관련 근육이 가동된다. 인체의 견갑골 주위 근육에도 이런 동작이 필요하다. 그렇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설계와 달리 앉아서 고정된 자세를 오랫동안 취하면 관련 근육들이 굳기 시작한다. 네발로 엉금엉금 다닐 수는 없고. 대안으로 푸시업플러스를 찾아냈다. 2014년 8월이었다.
"어깨 통증 해결사" 재활의학 교수도 푸시업플러스 추천
정선근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주임교수와 김소영 필라테스 강사도 푸시업플러스를 추천한다.
정선근 교수는 《백년운동》에서 견갑골 주위 운동이 어깨 통증의 해결사라며 그 방법 중 하나로 푸시업플러스를 제시한다. 그는 “팔을 전혀 구부리지 않고 견갑골의 움직임만으로 상체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김소영 강사는 ‘파스보다 더 시원한 등 운동’이라며 권한다. 그가 EBS ‘통증이 사라지는 시간 Ep 24’에서 시범을 보인 여러 동작 중 앉아서 하는 푸시업플러스가 있다. 다만 앉아서 하는 푸시업플러스에는 체중이 실리지 않는다. 그래서 동작을 제대로 하기도, 견갑골 주위에 하중을 싣기도 쉽지 않다.
팔 힘이 약한 사람은 푸시업플러스가 버거울 수 있다. 그렇다면 무릎을 짚고 하면 된다. 바닥이 아니라 책상 모서리를 잡고 하는 변형 동작도 좋다. 그렇게 시작한 다음 팔에 힘이 붙으면 바닥으로 내려오면 된다.
한편 푸시업플러스는 스트레이트 펀치의 힘을 키워주는 부수 효과도 준다. 견갑골을 밀어내는 동작은 어깻죽지가 아니라 몸통의 전거근에서 나온다. 푸시업플러스로 전거근을 단련할 수 있다. 전거근이 발달하면 스트레이트가 강력해진다. 전거근을 가장 강력하게 장착한 권투 선수가 8체급을 석권한 매니 파퀴아오다.
인체는 양피지에 쓰인 글과 비슷하다. 양피지도 귀하던 시절, 기록자들은 기존 양피지에 쓰인 글을 지우고 그 위에 새로 글을 썼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양피지에는 흔적이 여러 층 남게 됐다. 인체에도 과거 네발 초식동물과 나무에서 지내던 영장류 시절 흔적이 남아 있다. 예컨대 충수는 초식동물의 유산이다. 네발 구조를 틈틈이 가동해야 한다. 두 손을 바닥에 짚고 하는 푸시업 동작이 좋은 이유다. 푸시업을 하면서 종종 푸시업플러스를 추가하면 상체를 전혀 탈이 나지 않도록 탄탄하게 지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