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에 시달리던 30대 여성이 26세가 돼서야 과운동성 엘러스-단로스증후군(hEDS)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현재 31세인 프리랜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피파 배럿은 어린 시절부터 발목을 자주 접질렀고, 10대에는 목소리가 자주 갈라졌다. 심한 두통과 불안, 우울감에도 시달렸다.
건강은 18세 때 크게 나빠졌다. 가족과 함께 여행하던 중 갑자기 온몸을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시작됐고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통증 때문에 여행 내내 울어야 했던 그는 결국 대학 진학 시험 공부도 중단했다. 이후 다시 학업을 시작해 20세에 리즈 베켓대에서 생물의학을 공부했으며, 건강 문제 속에서도 달리기를 계속하며 프로 육상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다른 증상이 계속 생겨났다. 21세에는 심한 위산 역류와 함께 목이 닫히는 듯해 말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났고 호산구성 식도염을 진단받았다. 23세부터는 구토와 시야 이상을 동반한 심한 편두통까지 시작됐다. 통증이 심할 때는 몸을 웅크린 채 움직이지 못했고 여러 차례 응급실을 찾았다.
배럿은 26세 때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만난 뒤 결합조직 질환인 과운동성 엘러스-단로스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오랫동안 이어진 여러 건강 문제가 이 질환과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배럿은 국가대표팀 코치들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달리기를 계속했지만 2020년 무렵 프로 육상선수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하루 24시간동안 근육이 조이고, 누군가 칼로 척추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는 배럿은 건강보조제와 통증 관리 기기, 약물 등 여러 방법을 시도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매일 이어지는 통증은 인간관계와 체력, 업무에도 영향을 미쳤고 최근에는 온라인 강사 일도 그만뒀다.
현재 그는 신경차단 치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관절 쉽게 빠지고 온몸 통증…‘과운동성 엘러스-단로스증후군’이란?
배럿이 앓고 있는 과운동성 엘러스-단로스증후군(hEDS)은 피부와 관절, 혈관, 장기 등을 지지하는 결합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엘러스-단로스증후군(EDS)의 한 유형이다. EDS는 13개 유형으로 나뉘며 hEDS는 이 가운데 가장 흔하다.
관절이 정상 범위보다 과도하게 움직이는 관절 과운동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관절이 불안정해 쉽게 삐거나 부분 탈구·탈구가 생길 수 있으며 만성적인 근육과 관절 통증, 피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관절과 근육 통증 외에도 피부가 부드럽고 쉽게 멍이 들거나 소화기 문제, 복통, 만성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관절이 반복해서 빠지거나 연부조직 손상이 생기기도 하며 작은 충격에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여러 신체 부위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탓에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환자도 있다.
hEDS는 다른 유형의 EDS와 달리 현재까지 질환을 확진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가 없다. 의료진은 환자의 병력과 가족력, 신체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관절이 얼마나 유연한지를 평가하는 ‘베이튼 점수(Beighton score)’도 진단 과정에서 활용한다. 관절 과운동성이 있다고 해서 모두 hEDS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결합조직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을 배제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현재 hEDS를 완치하는 치료법은 없다.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관절 손상을 막으며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을 안정시키는 운동과 물리치료, 통증 관리 등이 활용된다. 관절에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부상을 일으킬 수 있는 활동은 조절해야 한다.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른 만큼 근골격계 통증과 소화기 문제 등 동반 증상에 맞춰 치료 계획을 세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