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3일 (목)

심근경색·뇌졸중 겪었다면 마음 건강도 오래 살펴야 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연구팀, 22만 명 11년 추적…두 질환 모두 겪은 환자 자살 위험 85%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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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부모와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뒤에는 혈압·콜레스테롤과 재활뿐 아니라 우울감, 불안, 사회적 고립 등 마음 건강의 변화도 함께 살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뒤에는 재발을 막기 위한 혈압·콜레스테롤 관리가 중요하다. 몸의 회복과 함께 우울감과 불안 등 정신건강도 장기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의 자살 사망 위험은 연령·성별이 비슷한 비교군보다 높았다.

심근경색·뇌졸중 병력자 3만7912명 분석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배난영 교수 연구팀은 건보공단 자료를 활용해 심근경색·뇌졸중 병력과 자살 위험의 관련성을 살폈다.

연구 대상은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22만7472명이다. 이 가운데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은 3만7912명이었고, 나머지 18만9560명은 연령·성별을 맞춘 비교군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2021년까지 추적했다.

약 11년의 추적 기간에 자살 사망은 총 1250건 발생했다. 분석 결과,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의 자살 위험은 비교군보다 43% 높았다. 두 질환 중 하나만 겪은 집단에서도 위험이 높았으며,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모두 경험한 사람은 비교군보다 85% 높아 차이가 가장 컸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동반 여부에 따른 자살 위험 표=서울대병원

우울증 진단 없었어도 마음 건강 살펴야

기존 우울증 진단이 없던 환자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평소 우울증 진단을 받지 않았더라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었다면 마음 건강 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생명을 위협하는 급성질환이다. 치료 뒤 생존하더라도 신체 기능 저하, 재발에 대한 불안, 일상 활동 제한, 경제적 부담, 사회적 고립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우울감과 불안, 절망감 같은 심리적 고통과도 맞물릴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 환자는 퇴원 뒤 “이제 괜찮다”는 말을 듣더라도 예전 같은 체력과 생활을 바로 회복하기 어렵다. 가족도 약 복용과 재활, 외래 진료 일정은 챙기지만 수면 변화, 사람 만남 회피, 심한 무기력 같은 신호는 놓치기 쉽다.

(왼쪽부터)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배난영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빈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이희선 교수, 이태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몸의 재활만큼 마음의 회복도 필요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환자를 진료할 때 우울감, 불안, 자살사고 등 정신건강 문제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난영 교수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일 뿐 아니라 환자의 정신건강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전 국민 규모의 장기 추적 자료를 통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과 자살 위험 증가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관찰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자살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므로 다른 인구집단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심근경색·뇌졸중 이후 관리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재발 위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면, 불안, 우울감, 사회적 고립도 함께 살펴야 한다. 큰 병을 넘긴 뒤 회복은 몸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의 회복도 치료 과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

이번 연구는 유럽심장학회 공식 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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