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안에서 사라지지 않는 금속성 맛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희귀 혈액암 진단을 받은 4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리즈 인근에 사는 준 켈리(48)는 철인3종 경기와 하프마라톤에 참가할 만큼 활기차게 생활해왔다. 하지만 2021년부터 언덕을 오를 때 숨이 차고 몸이 쉽게 따뜻해지지 않았으며, 입안에서 쇠맛이 계속 나는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식이나 갑상선 문제라고 생각해 병원을 찾았지만 혈액검사 결과 신장 기능이 정상의 5% 수준까지 떨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곧바로 입원한 그는 투석 치료를 시작했고, 일주일 뒤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입안의 금속성 맛이 신장 기능 저하와 관련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준은 진단 다음 날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으며 이후 조혈모세포 이식도 받았다. 현재는 유지 항암치료와 함께 주 3회 투석을 받고 있다.
준은 암으로 신장이식을 받을 수 없게 됐지만 남편과 함께 캠핑카 여행을 다니며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좋은 날은 즐기고 힘든 날은 견뎌내며 살아간다"며 자신의 경험을 통해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영국의 골수종 환자 지원단체의 조기 진단 캠페인도 지원하고 있다.
신장기능 저하는 다발성 골수종의 대표적 합병증
다발성 골수종은 혈액암의 한 종류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이다. 형질세포는 원래 항체를 만들어 감염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암세포로 변하면 골수 안에서 증식하며 정상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한다. 주로 6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뼈 통증, 빈혈로 인한 피로감, 반복되는 감염, 신장 기능 저하 등이다. 척추나 갈비뼈, 골반 통증이 흔하며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다발성 골수종이 있으면 비정상 형질세포가 면역글로불린(항체)과 경쇄(light chain) 단백질를 과도하게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들이 혈액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한 뒤 신장 세뇨관에 쌓이면서 손상을 일으킨다. 시간이 지나면 신장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급성 또는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신장 기능 저하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서 흔한 합병증이다. 진단 시점에 환자의 약 20~40%에서 신장 이상이 발견되며, 일부는 준 켈리 사례처럼 투석이 필요할 정도로 기능이 크게 저하된 상태에서 처음 진단되기도 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된다. 이 과정에서 입안의 금속성 맛(쇠맛), 식욕 저하, 메스꺼움, 피로감, 입 냄새,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준이 경험한 금속성 맛도 골수종 자체보다는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체내 노폐물이 쌓이면서 발생한 증상으로 의료진은 설명했다.
또한 다발성 골수종은 뼈를 파괴하면서 혈액 내 칼슘 농도를 높이는데, 이렇게 증가한 칼슘 역시 신장에 부담을 준다. 여기에 탈수, 감염, 일부 약물 사용 등이 겹치면 신장 손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현재까지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됐다. 항암제와 면역조절제, 표적치료제, 단클론항체 치료제, 조혈모세포 이식 등을 환자 상태에 맞춰 시행한다. 최근에는 CAR-T 세포치료제와 이중항체 치료제 등 새로운 면역항암 치료가 도입되면서 생존 기간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다발성 골수종은 국내 혈액암 가운데 비교적 빠르게 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2023년 기준 국내 다발성 골수종 유병 환자는 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 수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원인 불명의 뼈 통증이나 빈혈, 신장 기능 이상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