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9일 (일)

“머리서 외계인이 튀어 나오는 느낌”…운동하다 '이것' 물린 뒤 뇌 부어, 무슨 일?

수영 달리기 대회 참가 후 진드기매개뇌염 진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수영·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뒤 진드기에 물려 뇌염에 걸린 60대 남성이 극심한 두통과 신경계 후유증을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하단=SNS

수영·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뒤 진드기에 물려 뇌염에 걸린 60대 남성이 극심한 두통과 신경계 후유증을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따르면 빌 랭크퍼드(62)는 지난해 8월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 올란드 군도에서 열린 수영·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다. 수영 10㎞와 달리기 40㎞를 완주한 뒤 관광과 캠핑을 즐기던 중 등에 벌레에 물린 듯한 자국을 발견했다. 모기나 각다귀에 물린 것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피로감과 근육통, 발열이 나타났다. 장거리 대회 직후라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린 것이라 여겼다. 증상은 잠시 좋아지는 듯했지만 곧 심한 두통이 시작됐고, 병원에서는 라임병을 의심해 항생제를 처방했다.

하지만 사흘 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빌은 "외계인이 머리에서 빠져나오려는 것 같았다"고 표현할 정도의 극심한 두통을 겪었다. 균형감각이 떨어졌고 밝은 빛을 보기 힘들어졌으며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는 증상도 나타났다. 통증 탓에 20분 이상 잠도 못잤다.

결국 응급실에 입원한 그는 여러 감염병 검사를 받았고, 스칸디나비아를 방문한 이력이 확인된 후 뇌척수액 검사 끝에 진드기매개뇌염(TBE)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일주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퇴원 당시에는 휠체어를 이용해야 했다.

이후에도 근육 떨림과 만성 피로, 불안, 단기 기억력 저하가 이어졌다. 한 번에 500m도 걷지 못했던 그는 9개월 동안 꾸준히 재활 운동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영국 도싯에서 열린 22㎞ 규모 수영·달리기 대회에 참가하며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진드기에 물린 뒤 뇌염까지…어떤 질환이길래?

위 사연 속 남성이 걸린 진드기매개뇌염(Tick-borne encephalitis·TBE)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감염 질환이다. 원인 바이러스는 플라비바이러스(Flavivirus) 계열에 속하며 뇌와 척수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유럽과 러시아, 중국 북동부, 일본 홋카이도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감염자의 상당수는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발열과 근육통만 겪는다.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감염 후 보통 7~14일 정도 지나 독감과 비슷한 발열, 두통, 피로감, 근육통을 경험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잠시 호전된 뒤 뇌염이나 수막염 단계로 진행하며 심한 두통, 의식 저하, 균형장애, 발작, 언어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현재 진드기매개뇌염 바이러스를 직접 제거하는 특이 치료제는 없다. 입원 후 수액 공급과 통증 조절, 호흡 및 신경학적 상태 관리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회복 후에도 피로감,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운동장애 같은 신경학적 후유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남을 수 있다.

국내에서 흔한 진드기 매개 질환은 진드기매개뇌염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SFTS는 2013년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매년 환자가 보고되고 있으며, 주로 4~11월 사이 발생한다. 주요 매개체는 '작은소참진드기'다. 농작업이나 등산, 캠핑 등 야외활동 중 노출 위험이 높다.

진드기매개뇌염 바이러스가 일부 야생 진드기에서 검출된 적은 있지만 국내 인체 감염 사례는 매우 드물다. 반면 SFTS 환자는 매년 수백 명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어 SFTS가 현실적으로 위험이 더 크다. 전문가들은 숲이나 풀밭에서 활동할 때 긴 옷 착용, 기피제 사용, 귀가 후 샤워 및 진드기 확인을 권고한다. 진드기에 물린 뒤 발열이나 심한 두통, 근육통,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Q. 진드기 물린 뒤 나타나는 위험 신호 5가지는?

물린 부위가 점점 커지거나 원형 발진이 생김 = 라임병에서는 진드기에 물린 부위를 중심으로 과녁 모양의 붉은 원형 발진(이동홍반)이 나타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는 특징이 있으며 조기 진단의 중요한 단서다.

원인 모를 고열 = 진드기에 물린 뒤 수일~수주 내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면 주의해야 한다. 단순 피부 자극과 달리 SFTS, 진드기매개뇌염, 라임병 등 감염성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심한 두통 또는 목 경직 = 진통제를 먹어도 가라앉지 않는 두통이 계속되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뇌수막염이나 뇌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진드기매개뇌염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의식 변화·어지럼증 = 평소와 달리 멍해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어지럼증이 심해지면 중추신경계 침범 신호일 수 있다. 심하면 발작이나 의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구토·설사와 심한 무기력감 = SFTS 환자에서는 발열과 함께 구토, 설사, 식욕 저하, 극심한 피로감이 자주 나타난다. 단순 장염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야외활동 후 발생했다면 진드기 노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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