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3일 (월)

“움츠릴수록 더 아프다”…무력감, 만성 통증 더 악화 시킨다

‘정신적 패배감’이 통증 자체보다 삶의 질 더 떨어뜨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만성 통증을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만성 통증을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워릭대학교 심리학과 니콜 탕 교수팀은 만성 통증 환자 137명을 대상으로 2주간 하루 세 차례씩 반복 측정하는 방식의 경험표집법(EMA, Ecological Momentary Assessment)을 적용해 생각, 감정, 행동 변화를 추적해 그 결과를 학술지 ⟪Pain⟫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개인이 느끼는 ‘정신적 패배감’이 높아질수록 같은 시점에서 통증 수준도 함께 상승했다. 정신적 패배감은 자신이 통증이나 상황에 완전히 지고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끼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통증·외상·우울 연구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로, '내가 더 이상 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인식이다. 스스로를 무력하고 가치 없는 존재처럼 여기기 시작하고, 이전의 정체성(역할과 자존감)이 무너졌다고 느낀다.

이와 함께 사회적 활동을 피하고 신체 활동을 줄이는 행동도 나타났으며, 이러한 변화가 다시 통증을 심화시켰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자기 강화적 고리’로 설명했다. 정신적 패배감이 부정적인 자기 인식을 낳고, 이 인식이 다시 패배감을 심화시킨다. 정신적 패배감은 통증의 객관적 강도와는 별개로 독립적인 심리 과정으로 확인됐다.

니콜 탕 교수는 “통증은 개인이 실제로 겪는 경험이며 마음대로 제거할 수 없다”며 “통증에 부여하는 의미와 해석 방식이 고통을 더 만들어낼 수 있지만 개입을 통해 조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하루 중 정신적 패배감이 높아지는 시점을 포착해 조절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부정적 인식을 재구성하고 활동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적시 개입’ 전략이 새로운 치료 접근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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