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다른 환자 약을?”…60대女 약물 잘못 투여돼 심장마비로 사망, 무슨 일?

페니실린 알레르기 경고 표시 무시하고 타 환자 약 투여…의료 과실 소송 중

피부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60대 여성이 약물 오투여와 치료 지연 등 의료 과실 끝에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상단=가족 제공

피부 감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60대 여성이 약물 오투여와 치료 지연 등 의료 과실 끝에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2024년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의료 과실 여부 법적 책임 공방이 진행 중인 가운데, 뒤늦게 알려진 이 사건을 최근 영국 일간 더선 등이 보도했다.

69세인 마리안 모어템어는 기존 피부 질환 악화로 노스더럼 대학교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 그는 페니실린에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었기 때문에 팔찌와 병원 손목밴드, 병실 보드, 의무기록 등 여러 곳에 해당 사실을 명시해 두었다. 페니실린은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억제해 감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베타락탐계 항생제다.

하지만 입원 중 의료진은 다른 환자에게 투여될 예정이던 페니실린을 마리안에게 잘못 투여했다. 이후 그는 심정지 상태에 빠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 2024년 2월 결국 사망했다.

유가족 주장에 따르면 그의 입원 기간 동안 치료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가 이어졌다. 마리안은 지정 병상이 아닌 병동 중앙의 임시 침대에 배치됐고,며칠 간은 베개도 없이 지내야 했다. 약물 투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기본적인 치료 관리에도 공백이 있었다.

이와 함께 의료진은 다리 혈류가 차단되는 중증 하지 허혈을 적시에 발견하지 못했다. 해당 질환은 가족이 병원 내 족부 전문의를 요청해 발톱 관리를 받는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입원 초기 가족이 마리안에게 감아준 발목 붕대가 며칠 동안 그대로 남아 있던 등 환자 상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도 나왔다.

유가족은 처치 과정도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요도 카테터 삽입을 했을 때 마리안이 비명을 지를 정도로 고통스러워 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됐다는 것. 그 사이 간호사들끼리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도 포착돼, 이 장면은 가족에게 큰 충격으로 남았다.

유가족은 치료 과정 전반에 걸쳐 의사소통 부족과 공감 결여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더럼·달링턴 NHS 재단에 의료과실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제기된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외에도 더럼·달링턴 NHS 재단은 현재 유방암 진료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 명의 여성 환자가 불필요하거나 수준 이하의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특정 항생제에 알레르기 반응…10년 내 자연적으로 민감도 감소하기도
위 사연에서 환자가 지닌 페니실린 알레르기는 항생제에 대해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현상으로, 아목시실린 등 베타락탐계 약물에서 주로 나타난다. 흔한 증상으로 두드러기, 발진, 가려움 같은 피부 증상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얼굴이나 입술이 붓거나 숨이 차는 증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응은 약을 투여한 직후 나타나기도 하고, 수시간에서 수일 뒤에 늦게 나타나기도 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에는 혈압이 떨어지거나 의식 저하가 동반되는 전신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반면 일부는 면역반응이 아닌 단순 약물 부작용이나 일시적인 과민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페니실린 알레르기는 비교적 흔하게 보고되지만, 실제로 확인되는 사례는 제한적이다. 전체 인구의 약 10%가 페니실린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피부검사나 약물 유발 검사 등을 통해 확인된 진짜 알레르기는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 나타난 발진이나 위장관 불편감 등 약물 부작용이 알레르기로 오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반응의 민감도가 감소하기도 한다. 기존에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다고 알려진 사람 중 약 80%는 10년 이내에 반응이 사라지거나 약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알레르기가 확인된 환자에서는 해당 계열 항생제를 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확한 병력 확인과 필요 시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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