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하지 않고도 근육을 늘리고 지방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경구용 약물이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 처음 진입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과 바이오기업 아트로지(Atrogi)는 ‘ATR-258’로 명명된 약물을 과체중 남성 10명에게 하루 1회 투여하는 8주간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근육량, 근력, 대사 변화 등을 평가하는 초기 임상 단계로, 결과는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기존 전임상 및 초기 인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해당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은 2025년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된 논문(GRK-biased adrenergic agonists for the treatment of type 2 diabetes and obesity)에서 처음 제시됐다.
연구는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덴마크 코펜하겐대, 호주 모나시대 등 다기관 공동으로 수행됐으며, 토레 벵트손, 로저 서머스, 모르텐 호스트룹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ATR-258은 골격근에 존재하는 베타-2 아드레날린 수용체(β2-adrenergic receptor)를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편향 작용제(biased agonist)’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근육의 포도당 흡수가 증가하고, 에너지 대사가 활성화되며,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실험에서는 지방량 감소와 함께 근육량 유지 또는 증가 효과가 관찰됐고, 기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에서 지적돼 온 근손실 문제를 보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이러한 기전이 실제 인간에서 재현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근육량 변화와 근력, 혈당 조절, 혈압 등 대사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개발사 아트로지 측은 이 약물이 운동 시 나타나는 생리 반응을 일부 모방함으로써 약 30분 수준의 운동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약물이 상용화될 경우 비만 환자나 운동이 어려운 고령층, 근이영양증과 같은 근육 소모 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임상에서의 효과 크기와 장기 안전성, 그리고 운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한편 비만 치료 분야에서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약물의 사용이 확대되고 있으나, 체중 감소 과정에서 근육량이 함께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ATR-258과 같은 약물은 이러한 치료의 보완제 또는 체중 감량 이후 근육 유지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구진은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장기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며, 상용화까지는 약 5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