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K이노엔이 중국에서 기술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가 현지에서 비만 치료제로 승인됐다. 올해 초 당뇨에 이어 비만 적응증까지 획득하면서 중국 대사 질환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HK이노엔은 에크노글루타이드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완료한 만큼 이르면 연내 최종 데이터 도출 후 허가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잇달아 당뇨와 비만 적응증을 획득한 신약이 중국에서 등장했다. 지난 6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사이윈드)의 에크노글루타이드를 성인 과체중자 또는 비만 환자의 주1회 피하주사용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 약은 앞서 1월에 2형 당뇨병 성인 환자 치료제로 허가됐다.
사이윈드에 따르면 에크노글루타이드는 널리 쓰이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처럼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작용제다. 임상 3상에서 투약 후 48주차 경과 시점에서 평균 15.1% 체중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을 선도하는 비만 주사제들을 능가하진 못한 수치였다.
다만 사이윈드는 에크노글루타이드가 세포막 내에서 2차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cAMP)’과 연계된 GLP-1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최초의 신약이기 때문에 체중 감소 지속성이 개선되고 만성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사이윈드 관계자는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세계 최초의 cAMP 편향성 GLP-1 억제제”라며 “공복시 혈당, 요산 및 지질, 혈압 등 핵심적인 대사계 위험 요인들을 개선하는 혁신적인 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에크노글루타이드가 승인되면서 중국에 진출한 비만약은 총 4종으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미국 일라이릴리(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국내 제품명 마운자로)’. 릴리와 중국 이노벤트 등이 공동개발한 ‘마즈두타이드’ 등이 승인된 상태였다.
업계 “에크노, 지속 효능 현장 입증해야…경쟁력↑”
에크노글루타이드를 한국에 도입하기 위한 가교 임상 3상도 끝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지난 1월 HK이노엔이 해당 프로젝트인 ‘IN-B00009'에 대한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환자 등록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목표 인원(315명)이 충족됐다.
HK이노엔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기저치 대비 40주차 경과 시점에서 IN-B00009의 체중 변화율과 5% 이상 체중을 감량한 비율 등이 1차 평가 지표로 설정됐다. 중국 임상에서 기준이 됐던 48주 경과 시점보다 이른 시점에 효능을 확인하는 셈이다.
지난 2024년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개발·유통 권리를 사이윈드로부터 인수한 HK이노엔은 3년 만인 내년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당 물질을 당뇨 치료에도 사용하기 위한 임상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에크노글루타이드가 등장할 2027년에는 국내 비만약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이 HK이노엔에 부담스런 대목이다. 이 때가 되면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 한미약품 등이 내놓은 비만 주사제를 포함해 최소 3종 이상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에서 올해 1월 출시된 경구용 비만 신약 ‘위고피필’도 내년 국내 도입돼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비만약 업체 관계자는 “위고비필은 임상 3상에서 15~20%, 또 다른 경구제 후보물질인 릴리의 ‘오포글리포론’은 16% 가량의 체중 감소율이 확인돼 에크노글레타이드와 효능이 동등하거나 소폭 높다”면서 “에크노글레타이드의 감량 지속성 등이 중국 시판 이후 데이터로 확인된다면 국내 시장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