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첫 CAR-T 개발은 뒤졌지만… 앱클론, 시총 잘 나가는 까닭은?

오랜 경쟁사 큐로셀 제쳐… 선도 물질·플랫폼 경쟁력 제고

키메릭항원 수용체(CAR-T)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앱클론이 시장에서 몸값을 크게 높이면서 동종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국내 최초 CAR-T 신약 개발 단계에서 번번이 선두 자리를 경쟁사에 빼앗겼지만, 플랫폼 경쟁력 등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앱클론의 시가총액(시총)은 지난달 5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 시총은 지난달 25일 1조3490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다음, 이달 들어 1조1000억~1조2000억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25일 종가 기준 앱클론의 시총은 1조12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4%가량 급등했다. 동종 업계 코스닥 상장사인 큐로셀(7750억원)과 지씨셀(4013억원), 박셀바이오(2200억원) 등을 압도하고 있다.

앱클론은 CAR-T 치료 신약 개발에서 큐로셀에게 최초 자리를 빼앗기며 줄곧 후발 주자로 거론됐다. 실제로 큐로셀은 2021년 2월 국내에서 CAR-T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인 ‘림카토(프로젝트명 CRC01)’에 대한 거대 B세포 림프종 대상 임상 1/2상에 최초로 진입했고, 2024년 12월 해당 물질에 대해 허가 신청까지 완료했다. 앱클론은 큐로셀보다 10개월 늦은 2021년 12월 같은 적응증 대상 ‘네스페셀(프로젝트명 AT101)’에 대해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이런 가운데 큐로셀의 림카토에 대한 허가 심사 결과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는 사이 앱클론은 네스페셀은 물론 차기 물질에 대한 성과를 축적하면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 앱클론은 지난해 5월 32명의 림프종 환자에게 네스페셀을 투약한 성공적인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내놓았다. 환자에서 68%의 완전관해율(CRR)을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글로벌 CAR-T 치료제인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가 임상 단계에서 얻은 CRR(30~40%)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앞서 언급한 림카토의 임상 1/2상에서 최종 도출된 CRR은 67.1%였다.

이런 결과에 힘입어 같은 달 종근당이 앱클론 지분 7.3%를 취득하며 회사의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고무적인 임상 결과에 국내 대형 제약사의 지지를 받은 앱클론의 주가는 이 때부터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올라탔다.

당시 종근당은 경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지만 연구개발(R&D) 부문 의사 결정에는 관여하기로 했다. 양사의 전문가를 내세워 ‘공동개발위원회’도 구성했다. 종근당은 네스페셀에 대한 국내 판매 우선권도 확보했으며 앱클론의 개발 플랫폼을 활용한 차기 파이프라인(AT501 등) 공동 개발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사진=앱클론

현재 앱클론은 두 가지 관점에서 개발 전략을 내세운다. CAR-T가 정복하지 못한 고형암 적응증을 얻고, 당일 투여 방식의 ‘인비보(In-vivo) CAR-T'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 등이다.

앱클론은 고형암 적응증을 뚫기 위해 자체 ‘스위처블 CAR-T(zCAR-T)’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zCAR-T 플랫폼은 고형암이 위치한 종양미세환경(TME)에서만 CAR-T 치료제가 작동하도록 스위치 역할을 하게 되는 ‘추가 물질(어피바디)’을 넣는 기술이다. 회사는 2025년 9월 해당 플랫폼 특허를 미국에서 등록했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난소암 대상 CAR-T 신약 파이프라인 ‘AT501’의 전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올해 1월 앱클론은 인비보 CAR-T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CAR-T 치료제는 이른바 엑스비보(Ex-vivo) 방식이다. 이를 만들려면 환자의 면역 T세포를 체외로 꺼내 암을 표적으로 삼는 CAR를 발현시키도록 유전자를 삽입해야 한다. 그런 다음 배양을 거쳐 환자에게 주입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 시판된 킴리아는 약 40일이 소요되며, 림카토도 약 2주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CAR-T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인비보 카티는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획기적인 기술이다”며 “특정 질환에서 소수 인원 대상 효과를 보이는 임상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T세포에 CAR 유전자를 전달하는 기술부터 넣어준 물질과 변형에 성공한 T세포 등의 수명 제어 기술까지 난관이 다수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앱클론은 CAR-T 이외에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에 오른 항체 신약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2010년 항체 전문 기업으로 설립된 다음 2015년께부터 CAR-T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앱클론은 지난 2016년 HER2(사람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 양성 위암 또는 유방암 대상 단일항체 치료 신약 파이프라인 ‘AC101’을 중국 상아이헨리우스바이오텍(헨리우스)에 565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에서 AC101의 임상 3상에 대한 첫 환자 투여가 완료됐다.

앱클론은 2종의 선도물질에 대한 R&D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AC101은 헨리우스가 직접 비용을 들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네스페셀의 추가 절차와 함께 AT501에 대해 연내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수 있도록 자금력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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