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기술력을 앞세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 이전 계약을 이끌어내며 주가가 상승한 덕분이다. 하지만 유한양행과 녹십자 등 일부 대형 제약사는 실적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 대조적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연초 3695.09에서 이날 4857.99로 1162.9p(3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올 한해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KRX헬스케어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 중 헬스케어 섹터에 속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구성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한미약품,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등 67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지수 상승을 이끈 주역은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기업들이다. 대표적으로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을 보유한 에이비엘바이오를 들 수 있다. 이 회사의 연초 주가는 2만9750원이었는데, 이날 종가는 6.6배 상승한 19만90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피하주사(SC)제형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도 30만원에서 45만5000원으로 15만5000원(51.7%)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이태규 스케일업 파트너스 대표는 “바이오 기업들을 중심으로 혁신 플랫폼들이 개발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빅딜이 성사되면서 주가에 반영됐다”며 “플랫폼 기술을 완성시킨 경우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 릴리와 각각 30억2000만달러(4조3200억원), 25억6200만달러(3조6700억원) 규모 계약을,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13억5000만달러(1조9300억원)규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지수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일부 대형 제약사 주가는 시장 흐름과 엇갈린 모습이다. 대표적인 곳이 매출액 기준 제약사 1위인 유한양행이다. 이 회사의 올해 초 주가는 11만8300원이었는데, 1년 내내 횡보하다 이 날 11만3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 대비 4.4%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유한양행의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주가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유한양행에 대해 매출액 2조2318억원, 영업이익 138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매출 2조678억원, 영업이익 549억원) 대비 매출은 7.9%, 영업이익은 152.5% 상승한 수치다. 목표주가도 기존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렸다. 실적과 주가가 따로 놀고 있는 셈이다.
녹십자 사정은 더 안 좋다. 이 회사의 올해 초 주가는 17만2400원이었으나 이날 종가는 14만9300원에 그쳐 13.4% 뒷걸음질했다.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80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이었는데, 현대차증권은 올해 매출액 1조9360억원, 영업이익 630억원을 전망했다. 매출은 15.2%, 영업이익은 96.9% 증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목표 주가도 21만원으로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는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바이오 섹터의 주가가 날아오를 때 유한양행과 녹십자 주가는 반대로 하락하면서 소액주주 마음은 녹아내린다. 한 주식투자자는 종목토론방에서 “유한양행과 셀트리온 빼고 주가가 많이 올랐다”며 “유한양행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겠지만 기대감은 있으니 조금만 참아보자”며 주주들을 다독였다.
대형 전통 제약사 중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연초 대비 주가가 30% 이상 상승했다. 이날 거래소 종가는 대웅제약 17만5100원, 한미약품 45만1000원이다. 연초 대비 각각 4만8300원(38.1%), 17만2500원(61.9%) 올랐다. 이 대표는 “대웅제약은 최근 혁신 플랫폼 인수를 많이 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한미약품은 연초 거버넌스 이슈가 해소되면서 빠졌던 주가가 다시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