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닌 ‘식품’이다.(*건강기능식품, 건강보조식품, 영양제, 보충제라는 용어를 엄밀하게 따지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같은 의미로 쓰인다. 건강보조식품은 2002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제정하기 이전에 사용하던 용어로 공식적인 명칭은 건강기능식품이지만, 아직도 같은 의미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어 있지 않기에, ‘특정 질병을 치료한다거나 예방한다’고 광고하면 불법이다. 다만 인체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능이 있다'라는 말만 할 수 있다.
‘쇼닥터’들이 각종 매체에 나와 효과가 좋다고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일부 실험실 연구나 동물 실험 또는 아주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관련 회사로부터 연구비를 받아서 시행한 연구들은 “효과가 있다”고 나오고, 그렇지 않고 순수하게 독립기관에서 한 연구들은 “효과가 없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에서 ‘승인’을 해주니 믿을 수 있지 않나? 사실, 건강기능식품의 인증 기준은 그 자체부터 매우 허술하다.
우리나라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공지는 이렇다.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 가공한 제품으로, 기능성 원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된 기능성 원료를 말하며, 고시된 원료인 경우 제조 기준, 규격, 최종제품의 요건에 적합할 경우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별도의 인정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1]. 기능성 원료로는 영양소(비타민 및 무기질, 식이섬유 등) 등 약 97개 품목이 등재되어 있다 (2023.12.26 현재) [2].
이런 허술한 절차로 인하여 건강기능식품의 허위·과대광고는 심각한 수준이다. 광고심의위원회란 조직이 있지만 업체들은 광고 심의를 해야 할 의무가 없기에 소비자들은 믿을만한 광고인지 알 수 없다.
부작용은 많은데 처벌은 솜방망이...건강식품 허위 과대광고, 왜 방치하는 걸까
최근 5년간 건강기능식품의 허위·과대광고로 무려 2만 4천여 건이 적발되었다 [3]. 이런 허위·과대광고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처분의 강도가 솜방망이에 가깝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기만하여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로 처분을 받더라도 영업정지 1개월에 불과하다 [4].
일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은 안전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부작용이 꽤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환자든 의사든 그 원인이 건강기능식품에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고 만든 제품이기에 여러 문제가 생긴다 [5].
의약품 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에서도 이런 건강기능식품들이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 [6]. 매년 약 5만 명의 부작용 환자가 발생하는데, 관계 당국에 신고되는 것은 실제 일어나는 케이스의 약 1%에 불과하다 [7, 8].
부작용은 사소한 것도 많지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있다. 혈액순환개선제로 먹는 은행잎추출물인 징코민으로 의한 뇌출혈이나, 다이어트약(e.g. Hydroxycut)에 의한 간 손상으로 생명을 잃는 일도 있다[9, 10]. 비타민이나 미네랄도 과다 복용 시 문제를 일으키고[11], 흡연자에게 비타민A 보충제는 폐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12].
식물 추출물 부작용으로 신장 기능이 망가지고 [13], 단백질 보충제로 간 기능이 손상되기도 한다 [14]. 최근 골다공증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칼슘보충제를 많이 찾고 있지만, 기대와는 달리 큰 효과는 없고, 부작용은 심각하고, 납 등 중금속 오염 문제도 보고되고 있다 [15].
각종 제품의 함량에도 문제가 있다. 네덜란드 국립 보건원 조사에 의하면 시중에 판매 중인 44개의 비타민D 보충제 함량을 조사한 결과, 실제 함량은 제품에 표시된 함량의 8%에 불과하거나 177%로 과잉 상태이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16].
뉴질랜드에서 나온 32개의 오메가-3 제품을 분석해 본 결과, 약 90%에서 소비자가 복용 시 이미 산패되어 그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보고도 있다 [17]. 영국 임상약리학회는 “입원 환자의 약 2%는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부작용으로 추정되니, 의사들이 문진 때 건강기능식품 복용 여부를 꼭 확인하라”고 권유했다 [18].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식약처 자료에 의하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발생 신고가 최근 5년간 4천 건 이상 접수되었으며, 그 수는 아래 그래프처럼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19].

건강기능식품은 세계적으로 연간 1000억 달러(약 130조 원)어치가 팔리는 엄청나게 큰 비즈니스다. 선진국 성인의 약 50%에서 복용하고 있으며 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건강한 삶에 관한 관심,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약보다는 천연 식품 성분이 더 안전하고 좋을 거라는 생각, 그리고 만성질환자들이 기존 약보다 뭔가 몸에 더 좋은 걸 찾는 요구, 그리고 과대광고를 포함한 마케팅이다 [20].
과거 1960년대나 1970년대 개발도상국에서는 실제로 비타민이나 다른 영양소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있어 이러한 영양제들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21, 22]. 지금도 일부 아시아 국가 및 아프리카 극빈국에서는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영양 결핍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영양 과잉으로 인한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풍요병(diseases of affluence)을 걱정해야 한다 [23]. 너무 많이, 너무 잘 먹어 각종 풍요병이 발생하는 시대에 영양 결핍을 걱정해 영양제를 먹는 건 한마디로 난센스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이런 제품들은 비싼 소변을 만드는 역할 외 다른 의미는 없다 [24].
소비자 보호를 위한 미국의 어떤 비영리 기관(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에선 “이런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든 건강기능식품보다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게 건강에 훨씬 더 유리하다”고 권유하고 있다 [25]. 공장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먹을 게 아니라, 자연에서 난 건강한 ‘식품’을 먹자.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식약처 https://www.foodsafetykorea.go.kr/portal/board/boardDetail.do?menu_no=3811&bbs_no=bbs464&ntctxt_no=1070220&menu_grp=MENU_NEW01
2. 기능성 농식품자원 정보서비스 https://www.fmis.kr/public/bbs/selectBoardList.do?bbsId=BBSMSTR_000000000509&pageNo=4020100
3. Pharm Edaily https://pharm.edaily.co.kr/news/read?newsId=02109046635803752&mediaCodeNo=257
4. 데일리팜 https://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307684
5. CW Binns, MK Lee, AH Lee. Problems and Prospects: Public Health Regulation of Dietary Supplements. Annual Review of Public Health 2018;39:403-420.
6. RR Starr. Too little, too late: ineffective regulation of dietary supplements in the United States. Am J Public Health 2015;105(3):478-485.
7. TJ Vatistas, JG Samuels. The regulation of dietary supplements in the United States: advocating for a reasonable approach, protecting patient safety, and the role of nursing. Policy Polit Nurs Pract 2012;13:113–116.
8. JJ Woo. Adverse event monitoring and multivitamin-multimineral dietary supplements. Am J Clin Nutr 2007;85:323S–24.
9. S Vale. Subarachnoid haemorrhage associated with Ginkgo biloba. Lancet 1998;352:36.
10. US FDA (Food Drug Adm.). 2009. Warning on Hydroxycut products. Silver Spring, MD. https://www.fda.gov/ForConsumers/ConsumerUpdates/ucm152152.htm
11. TM Brasky, AR Kristal. Learning from history in micronutrient research. J. Natl. Cancer Inst. 2015;107:dju375.
12. T Tanvetyanon, G Bepler. Beta-carotene in multivitamins and the possible risk of lung cancer among smokers versus former smokers: a meta-analysis and evaluation of national brands. Cancer 2008;113:150-157.
13. V Grubbs, LC Plantinga, DS Tuot, et al. Americans' use of dietary supplements that are potentially harmful in CKD. Am J Kidney Dis 2013;61:739–747.
14. VJ Navarro, I Khan, E Björnsson, et al. Liver injury from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s. Hepatology 2017;65:363-373.
15. S Rehman, M Adnan, N Khalid, L Shaheen. Calcium supplements: an additional source of lead contamination. Biol Trace Element Res 2011;143:178-187.
16. J Verkaik-Kloosterman, SM Seves, MC Ocké. Vitamin D concentrations in fortified foods and dietary supplements intended for infants: implications for vitamin D intake. Food Chem 2017;221:629–635.
17. BB Albert, JGB Derraik, D Cameron-Smith, et al. Fish oil supplements in New Zealand are highly oxidised and do not meet label content of n-3 PUFA. Sci Rep 2015;5:7928.
18. I Levy, S Attias, E Ben-Arye, et al. Adverse events associated with interactions with dietary and herbal supplements among inpatients. Br J Clin Pharmacol 2017;83:836-845.
19. 헬스경향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49736
20. L Falci, Z Shi, H Greenlee. Multiple chronic conditions and use of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among US adults: results from the 2012 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 Prev Chronic Dis 2016;13:E61.
21. JE Gordon, NS Scrimshaw. Field trial of a newly developed food for prevention of malnutrition. World Rev Nutr Diet 1972;15:256–288.
22. NS Scrimshaw. Fifty-five-year personal experience with human nutrition worldwide. Annu Rev Nutr 2007;27:1–18.
23. M Ezzati, S Vander Hoorn, CM Lawes, et al. Rethinking the "diseases of affluence" paradigm: global patterns of nutritional risks in relation to economic development. PLoS Med 2005;2(5):e133.
24. DB McCormick. Vitamin/mineral supplements: of questionable benefit for the general population. Nutr Rev 2010;68:207–213.
25. CSPI https://www.cspinet.org/dietary-supple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