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이 운동해도 살이 잘 안 빠지는 이유(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한 사람들이 운동을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 것은 ‘보상 메커니즘’으로 운동 후 신진대사에 쓰이는 칼로리 소모량이 크게 줄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로햄턴대와 중국과학원(CAS) 산하 선전(深圳) 선진기술연구원(SIAT)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이중표지수(doubly labeled water)를 이용한 측정 데이터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등록된 성인 1,75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BMI(체질량지수)가 정상인 사람들의 경우 운동 중 소모되는 칼로리의 72%가 ‘일일 총 칼로리 소모량’(총에너지소비량, TEE)에 반영됐다. 이에 비해 BMI가 가장 높은 뚱뚱한 사람들의 경우 운동 중 소모되는 칼로리의 51%만이 ‘일일 총 칼로리 소모량’에 반영됐다.

다시 말해 BMI가 정상인 사람은 운동 후, 휴식 시 신진대사에 필요한 기초에너지소비량(BEE)을 28% 줄여 보상한다. 이에 비해 BMI가 가장 높은 사람은 운동 후, 휴식 시 신진대사에 필요한 기초에너지소비량(BEE)을 49%나 줄여 보상한다. 보상의 폭이 큰 만큼 칼로리를 덜 태운다는 뜻이다.

이처럼 운동의 효과가 개인 간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보상 메커니즘’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운동이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운동을 끝낸 뒤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거나, 운동 시 소모된 칼로리를 보상(보충)하기 위해 휴식 시 신진대사(신체의 유지)에 소모되는 칼로리양을 크게 줄이는 것이 바로 이 ‘보상 메커니즘’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이 ‘보상 메커니즘’ 때문에, 똑 같은 운동을 해도 뚱뚱한 사람들이 정상 체중인 사람들보다 칼로리를 전체적으로 훨씬 덜 소모하며, 그만큼 살이 덜 빠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SIAT의 존 스피크맨 교수는 “체중 감량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체중이 약간 줄어든다. 일부 사람들은 체중이 많이 줄지만, 안타깝게도 일부 사람들은 오히려 체중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들은 ‘보상 메커니즘’을 보이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까?

연구의 주요저자인 영국 로햄턴대 루이스 할시 교수는 “분석 결과, 비만과 나이 등 두 가지가 보상 범위를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비만한 사람들이 운동을 더 활발히 할 경우, (운동이 끝난 뒤에는) 휴식 시 신진대사를 크게 줄인다. 운동에 소모하는 모든 칼로리에 비해, 휴식 때는 49%의 칼로리만 소모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나이 많은 사람들도 더 많이 보상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한 사람들에게는 ‘잔인한 반전’이다. 각 국가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500~600칼로리를 소모하도록 권장하는 경향이 있으나, 신체는 운동으로 소모된 칼로리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의 발휘(휴식 시 신진대사) 때 보상한다는 게 이번 연구의 골자다.

이 연구 결과(Energy compensation and adiposity in humans)는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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