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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사 맞으세요?”

감기 처방약을 받기 위해 약국에 간 송파구 오금동의 한 환자는 가운 아닌 평상복을 입은 약사가 약을 조제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무자격 약사들의 약조제를 고발한 TV프로그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약사회는 이런 경우 “약사 맞습니까”라고 물으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몸이 아픈 환자가 약사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약사 자격증이…

미국의 전자차트 시장에 끼어들기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이 통과된 2010년 3월 이후 미국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큰 변화는 헬스케어 IT에서 불어 오고 있다. 미국 병원 또는 의원에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들은 엄청난 의료비용에 한번 놀라고, 낙후된 병원의 정보 운영에 한번 더 놀란다. 한 방 가득히 쌓인 종이 차트들과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여성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세상의 절반은 여성입니다,” “여성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여성을 위한 구호와 문구가 참 많이 있다. 여성을 위한 건강강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큰 언론사나 대학병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료강좌를 개설하고 있고, 나름 유명한 스타의사들은 강사 요청을 고사하느라고 바쁠 지경이다. 의학이 발달하여…

“저희 나라 국민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금의환향한 국가대표 선수가 기자회견장에서 “무엇보다 저희나라 국민 여러분의 응원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사장님과 회사 내부인만 참석한 아침 회의에서 “저희 회사의 이번 3분기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2배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의 두 사례에서 쓰인 ‘저희’의 사전적 의미는 ‘우리’의 낮춤말이다. 그렇다면…

‘친해지길 바래’? ‘친해지길 바라’가 맞아요!

“나는 네가 정말 잘되길 바래.” “고마워. 이번에는 정말 잘될 것 같애.” 입사시험 후 결과를 기다리는 두 여성이 나누는 말이다. 두 여성 모두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쓰고 있다. ‘바래’는 ‘바라다’의 잘못된 활용법으로 ‘바라’가, ‘같애’는 ‘같다’의 잘못된 활용법으로 ‘같아’가 올바른 말이다. 이러한 잘못된 변형은 노랫말에서도 많이 보인다.…

노래이름 ‘잊혀진 계절’은 이중피동 표현

“길 가던 버스가 갑자기 폭발하다니, 믿겨지지가 않아.” “그러게 말이야. 이 사건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거야.” 최근 서울 행당동에서 일어난 버스폭발 사건에 대해서 두 여성이 나누는 대화가 이랬다. 두 사람 모두 잘못된 말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어서 어디가 잘못됐는지 단번에 알아채기도 쉽지 않다. 두…

<17>오빠의 아내는 나이 어려도 ‘언니’

‘올케와 시누이’ 등 인척에 대한 호칭을 묻는 독자가 많다. 가족 문화의 변화로 형제끼리보다는 올케와 시누이 등이 서로 섞일 기회가 갈수록 많아지는데다 비슷한 또래여서 갈등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이를 항목별로 정리해본다. ▽올케와의 나이가 문제가 될 때=올케는 사전적 의미로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호칭으로 사용할 때에는…

진수희 내정자의 향보는?

8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하자 인터넷에서는 ‘대통령의 직계 정치인’인 진 내정자가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의료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격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꾸로 의료산업 활성화를 주장하는 사람 중에선 그동안 전재희 장관과의 높다란 벽이 허물어지고 이제 대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목소리도…

소주잔과 섹시 술광고

보건복지부가 4일 건전한 음주문화 형성을 위해 즉석에서 절제할 수 있는 2분의1잔, 즉 반잔을 개발해 대학가 주변 등에서 건전음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평소 소주잔 크기와 사람들의 음주량은 비례 혹은 반비례 관계에 있지 않다고 믿어온 나로선 이 아이디어가 썩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복지부는 “우리나라 성인 음주자 3명 중…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줘” 는 잘못된 표현

“아, 지금 OOO 선수를 투입시키는군요” “아빠, 해설자가 말을 이상하게 해요. 시험문제에도 나왔는데, 저렇게 말하면 안돼요. 저건 ‘사동의 오류’예요” 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방송을 보고 있던 중학생 딸아이가 김성진(46, 가명) 씨에게 해설자의 표현이 틀렸다고 얘기했다. 해설자는 감독이 선수를 교체 투입하고 있다는 현장 상황을…

나영이 사건 후속보도

“지금까지 나영이가 어떤 치료를 받아오고 경과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힘든 일을 겪고 큰 충격에서 이겨나가고 있는 어린 소녀가 외부로 노출되는 것이 더 아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방침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병실이 어디에 있는지 등 나영이 개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16>부친 이름 밝힐 때

“아버님 소개로 찾아왔습니다. 저희 아버님 함자는 홍(洪)자에 길(吉)자, 동(童)자입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만약 누군가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소개한다면 상대방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는 일단 두 군데가 틀렸다. 하나는 아버님이라는 호칭. 자신의 아버지에게는 편지글 외에는 아버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저체중아에게도 관심을!

대한민국이 저출산(低出産) 때문에 고민이다. 그러나 아기울음 소리가 많이 울리는 것 못지않게 생기 넘치는 아기 울음소리가 분만실에 울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저출산 못지않게 ‘저체중아(低體重兒)출산’이라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저체중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37주 이상 있었지만 태어날 때 몸무게가 2.5㎏ 이하인…

어린이를 사랑하는 교육

어느 날 외래 환자 가운데 초등학교 선생님이 오셨다. 학교에서 전반적인 학생 상담을 맡고 계신다 하셨다. 진료 후에 그 선생님에게 요즈음 어린이들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상담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어보았다. 학교문제, 이성친구, 학업성적, 부모와의 대화 문제 등을 예상했으나 그 분의 대답은 정말 의외였다. 요즈음 어린이들이 상담실을 찾는 가장 큰…

<15>항렬이 아래인 먼 친척을 부를 때

“최근 아버지를 따라 문중(門中) 모임에 갔는데 항렬이 저보다 한참 밑인 분들에게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꿀 먹은 벙어리 신세였습니다.” 요즘은 먼 친척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어 오랜만에 먼 친척을 만나면 어떻게 부를지 난감해 하는 사람이 많다. 같은 세대라면 형님, 아우 또는 동생이라고 부르면 된다. 한 세대 이상 차이가 나는 먼 친척은…

<14>여동생 시부모를 부를 때

“결혼한 여동생의 집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여동생은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데 그분들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사돈집과 뒷간은 멀어야 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요즘에는 해당하지 않는 구년묵이 속담이 돼버렸다. 욕실 문화의 발달로 큰방에 화장실이 달려야 정상이고, 요즘 부부는 자녀를 1, 2명밖에 두지 않아 고모, 이모도 갖기 어려운 세대이므로…

여름휴가, 흰 머리 때문에 신경 쓰인다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왔다. 몇 달 동안 바캉스 시즌을 기다리며 신체를 단련, 복부를 ‘식스팩’으로 만든 김 모 씨(35). 그러나 거울 속의 그는 지난해와 뭔가 달라졌다. 몇 달 사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머리에 흰머리가 는 것. 새치도 아니고, 아 벌써…. 김 씨는 최근 염색약이 방광암과 관련이 없다는 논문이 발표됐다는 기사를 읽기는 했지만…

의사협회의 광고심의

“스무살 피부처럼 탱탱하게, 맑고 탄력 있는 당신의 피부, OO피부과” 서로 다른 두 개의 피부과 병원이 이런 광고 문구를 내세워 광고를 한다. 한쪽은 불법이고, 한쪽은 합법이다. 합법 절차를 거친 광고에는 한쪽 구석에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필’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광고심의 사업을 대한의사협회에 위탁했다. 2007년…

라식 수술 받고 당달봉사 돼서야…

“이 안과에서는 유전자 검사 하나요?” “눈 검사 제대로 안하면 실명한다던데….” 최근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함부로 라식을 받으면 당달봉사가 된다는 보도가 나온 뒤 안과에서 시력교정술 전에 아벨리노 DNA 검사를 하는지 묻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필자도 환자의 이 분야 관심에 깜짝 놀라곤 한다. 몇 년 전부터 아벨리노…

<13>연상의 5촌조카 부를때

“며칠 전 선친의 제사에 고맙게도 사촌 형이 왔습니다. 그런데 사촌 형의 딸, 즉 5촌 조카딸의 전화를 받았는데 저를 뭐라고 소개해야할지 답답했습니다.” 요즘 친척이 만나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명절이나 제사 때 8촌 이내의 가까운 친척을 만나도 지칭과 호칭을 몰라 주뼛주뼛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선 친족 관계에서 종(從)은 4촌, 재종(再從)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