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했어요."
'뿌듯'이나 '보람'이라는 말을 기대하며 건넨 질문에 돌아온 답은 의외로 '감사'였다. 간호대 재학 시절 우연한 기회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약속하고 10여 년 만에 생면부지 백혈병 환자를 위해 기증에 나선 순천향대서울병원 최유리 간호사의 말이다.
최 간호사는 29일 코메디닷컴과 전화 인터뷰에서 “10년 전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사실을 잊고 있었는데 최근 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서 연락이 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식센터는 최 간호사에게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증에 고민이 없었냐'는 질문에 최 간호사는 “유전적 특성이 일치할 확률이 2만분의 1 정도라고 들었다”며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이 감사했다”고 밝혔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로,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 사이에서는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증 과정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이식센터는 3교대 근무를 하는 최 간호사의 근무 일정에 맞춰 기증 일정을 조정했다. 이에 맞춰 최 간호사도 추가 혈액검사를 받았다. 기증 3~4일 전부터는 조혈모세포가 혈액으로 이동하도록 돕는 촉진제도 투여받았다. 이후 집 근처 대학병원에 2박 3일간 입원해 조혈모세포 채집을 마쳤다.
최 간호사는 “얼마 전 친한 친구가 친오빠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모습을 보면서 기증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환자분이 누구신지, 어디에 입원했는지 모르지만 제 작은 실천이 그 분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건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최 간호사는 “건강한 사람들이 기증에 많이 참여할수록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이 기증자를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며 “살다 보면 나 역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올 수 있다. 그런 마음으로 많은 분이 기증에 동참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