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1일 (토)

“관절 아파 먹는 약…독감 바이러스에 더 취약해진다?”

JAK 억제제, 세포·오가노이드 실험서 항바이러스 유전자 활동 억제…감염 확산 도울 가능성 확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염증을 줄이기 위해 쓰는 관절염 약이 독감이나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AI생성

염증을 줄이기 위해 쓰는 관절염 약이 독감이나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류마티스관절염 등에 처방되는 ‘JAK 억제제’가 바이러스에 맞서는 세포의 방어 기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과학기술대(NTNU) 임상·분자의학과 데니스 카이노프 교수와 에를렌드 라블로 박사과정 연구원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JAK 억제제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국제학술지 《NAR 분자의학(NAR Molecular Medicine)》에 최근 발표했다.

JAK 억제제는 면역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야누스 키나아제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로,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과 염증성 질환에 처방된다.

연구진은 바이러스학 실험과 유전자 발현 분석,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이 약물이 세포의 항바이러스 방어 기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살폈다. 실험에는 폐, 눈, 뇌에서 유래한 세포와 실험실에서 배양한 소형 장기 모형인 오가노이드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바리시티닙을 포함한 JAK 억제제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유전자들의 활동을 낮췄다. 건강한 세포를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면역 신호전달 경로가 억제되면서 세포의 방어 기능이 약해졌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고 다른 세포로 퍼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연구진이 이러한 영향과 관련해 언급한 바이러스는 리프트밸리열 바이러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다. 공동저자인 알렉산드르 이아네프스키 NTNU 연구원은 약물에 의해 활동이 줄어든 유전자들이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의 작용이 항바이러스 면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1저자인 라블로 연구원은 “JAK 억제제는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잠복성 또는 활동성 바이러스 감염이 있는 환자에게 숨겨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시기에 이 약물을 처방할 때 감염 관련 위험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바이러스 유행이나 팬데믹 상황에서 JAK 억제제를 어떻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지 알아보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면역억제 작용을 연구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을 쉽게 만드는 특성이 백신 개발이나 항바이러스제 후보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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