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수)

“좋은 제품, 힘들게 고르지 마세요”… 깐깐한 기준 내세운 커머스 ‘두들’

[인터뷰] 두들 총괄한 정영주 카카오헬스케어 실장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에 좋다는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설탕을 줄였다는 식품부터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간식, 숙면을 돕는다는 생활용품까지 쏟아진다. 그런데 정보와 제품이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선택은 오히려 어려워진다.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힌 성분표에는 낯선 원료가 많고, 비슷한 효능을 내세운 제품 중 무엇이 더 나은지 판단하기 어렵다.

건강을 위한 쇼핑이 또 하나의 숙제가 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가치를 내세운 커머스가 등장했다. 소비자를 대신해 복잡하고 깐깐한 확인 작업을 거쳐 상품을 내놓겠다는 것. 카카오헬스케어가 혈당 관리 애플리케이션 '파스타(PASTA)'에 선보인 웰니스 커머스 ‘두들(Do;dL)’이다.

두들은 원재료와 첨가물, 인증 정보 등을 꼼꼼히 살펴 상품을 선별하고, 소비자가 판단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수많은 상품을 진열하고 얻을 수 있는 눈앞의 매출도 내려놨다.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기로 한 두들의 전략과 출발점을 정영주 카카오헬스케어 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들어봤다.

사진=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 '파스타' 화면 캡처. 사진=카카오헬스케어

혈당을 기록한 이후엔?… 음식, 습관 안 바꾸면 건강은 제자리

“‘파스타’를 통해 몸의 변화를 숫자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데이터를 확인한 뒤에는? 이용자는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두들은 건강관리 앱 ‘파스타’의 역할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파스타는 혈당을 비롯해 식사, 운동 등 건강 관련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그런데 건강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과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행동을 바꾸는 것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다. 두들을 총괄한 정영주 실장은 직접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며 ‘어떻게 이용자들의 건강이 더 나아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정 실장은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오후 3~4시쯤 컨디션이 떨어지는 현상과 혈당 변화의 관계를 살펴본 경험이 있다”며 “수치를 확인하는 것과 그 다음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두들은 이용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이해했다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먹고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한마디로 ‘기록에서 현명한 선택으로’으로 나아가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제품 선정부터 남다른 웰니스 커머스

“소비자들이 성분표를 보면서 느끼는 막막함과 제품을 일일이 비교해야 하는 피로감을 덜어주고 싶었다.”

두들이 일반적인 쇼핑몰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상품을 고르는 방식이다. 식품 부분에서는 유럽과 미국, 대만, 한국의 관련 가이드를 검토해 자체적인 ‘두들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원재료명과 인증서, 첨가물 사용 여부, 원산지와 제조원 표시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또 합성착향료나 인공색소, 보존료뿐 아니라 소비자가 알아보기 어려운 복합원재료의 구성과 표시 사항도 확인해 어떤 기준을 충족했는지에 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두들이 소비자 대신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두들 체크리스트’를 충족한 제품을 선정하지만, 판단은 소비자가 내릴 수 있도록 중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결정은 여러 차례 고민 끝에 내려졌다. 처음에는 제품마다 100점, 95점, 90점처럼 점수를 부여할 계획도 있었다. 소비자가 쉽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점수를 매기기 위해 어떤 성분을 더 중요하게 볼 것인지, 어떤 인증에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순간 플랫폼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다.

정 실장은 소비자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특정 성분을 피하려는 소비자와 그렇지 않은 소비자가 동일한 기준으로 상품을 평가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무조건 엄격한 기준을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사진=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 '파스타' 화면 캡처. 사진=카카오헬스케어

상품 카테고리도 남다르다. 일반적인 쇼핑몰은 식품, 영양제, 생활용품처럼 상품의 종류에 따라 분류한다. 반면 두들은 ‘굿모닝(Good Morning)’, ‘굿애프터눈(Good Afternoon)’, ‘굿나잇(Good Night)’이라는 하루의 생활 흐름을 중심에 둔다.

아침에는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음료, 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유산균,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음료 등이 있다. 점심에는 첨가물 없이 자연재료로 만든 건강 간식, 운동할 때 좋은 양말형 압박밴드, 허리와 어깨의 통증을 풀고 균형을 잡아주는 스트레칭 기구 등으로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별했다. 저녁용 제품으로는 안대, 베개, 슬리핑 팩 등으로 건강의 핵심이 되는 ‘숙면’을 챙겼다.

정 실장은 “두들을 단순한 건강식품 쇼핑몰과 다르다”며 “아침을 시작할 때 필요한 제품, 활기찬 오후를 위한 제품, 편안한 밤을 돕는 제품을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에 불리하더라도 소비자 신뢰가 우선”… 이유 있는 기준

상품을 엄격하게 선별하면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쇼핑몰이라면 매출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선택이다. 정 실장도 이 같은 한계를 인정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판매 기회를 늘리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가 이런 판단을 내린 배경에는 카카오메이커스를 론칭하고 약 10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중소 제조업체의 재고 부담을 줄이고 소규모 브랜드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출발한 서비스다.

정 실장은 “메이커스를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개별 상품뿐 아니라 플랫폼이 상품을 선정하는 방식 자체를 신뢰한다는 점을 경험했다”며 “두들에서도 이런 신뢰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원료와 성분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지만 충분한 유통망이나 홍보 기회를 확보하지 못한 소규모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정직하게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에는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를 줄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국내에서 기준에 맞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면 해외에서 직접 발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만약 해외에서도 적합한 상품을 찾지 못하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혈당에서 출발했지만… ‘건강’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유용

두들의 또 다른 차별점은 파스타가 보유한 건강 데이터다. 일반적인 쇼핑몰은 소비자의 검색이나 구매 이력을 중심으로 상품을 추천한다. 반면 두들은 이용자들이 파스타에 기록한 혈당과 수면, 운동, 스트레스 등 데이터로 개인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현재는 이용자의 대사 상태 등을 고려한 상품 큐레이션에서 출발하지만, 앞으로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혈당 데이터를 연계해 추천의 정밀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의 혈당 반응을 고려해 상품을 제안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두들은 ‘혈당 관리’로 대표되는 ‘파스타’ 앱에서 출발했지만 당뇨 환자만을 위한 쇼핑몰이 아니다. 수면의 질을 높이고 싶거나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혈당과 대사를 관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최적화돼 있다. 물론 당뇨병 환자와 당뇨 전단계 소비자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특정 질환에 국한하지 않는 보편적인 웰니스 서비스라는 의미다.

사실 ‘건강’을 놓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다만 좋은 음식을 챙기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관리’하는 일이 번거로울 뿐이다. 두들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이런 어려움과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은 ‘두들’이라는 이름에도 담겨 있다. 두들은 행동을 뜻하는 ‘DO’와 혈당 수치를 표시할 때 사용하는 단위 ‘dL(데시리터)’을 결합한 이름이다.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며, 어떤 행동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조언 대신 건강한 선택을 위한 ‘수고’를 덜어주겠다는 의미다.

정 실장은 “두들을 통해 성분표를 보면서 느끼는 막막함과 제품을 일일이 비교해야 하는 피로감이 사라졌으면 한다”며 “건강한 선택을 위해 감당해야 했던 수고를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제품을 통해 두들에 소개된 상품이라면 우리가 먼저 충분히 확인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며 “매출보다 소비자들의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노력하면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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