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18세 소아·청소년 10명 중 6명 이상(65.4%, 국민건강영양조사·대한안과학회 집계)이 근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 접촉 연령이 낮아지고 실내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시기인 7세 이후 근시 진행이 빨라지며, 방치할 경우 -6.0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로 이어진다. 그러면 성인이 된 후 황반변성이나 녹내장 등 중증 안질환 위험이 더 커진다.
어린이 근시는 단순히 시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넘어, 눈알의 앞뒤 길이인 ‘안축장(眼軸長)’이 연령 기준보다 과도하게 길어지는 구조적 변화다. 한 번 길어진 안축장은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치료의 핵심은 나빠진 시력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안구 길이가 길어지는 속도를 억제하는 데 있다.
진단 단계에서는 조절근 근육 경련으로 인한 ‘가성근시’와 실제 안구가 길어진 ‘진성근시’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첫 단추다. 소아나 어린이는 수정체 조절력이 뛰어난 탓에 가성근시 상태에서 일반 오목렌즈 안경을 쓰면 오히려 눈의 긴장을 심화시켜 진짜 근시로의 진행을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눈의 조절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안약을 넣은 뒤 정밀하게 굴절력을 측정해야 한다.
반면, '진성근시'로 판명되면 아이의 성장 단계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억제 치료를 적용한다. 매일 밤 잠들기 전 투약하는 저농도 아트로핀(0.01~0.05%) 점안액은 안축장 연장을 직접 억제한다. 렌즈 착용이 어려운 어린 연령대에 적합하다.
수면 중 각막 중심부를 눌러 교정하는 ‘드림렌즈’는 낮 동안 안경 없는 생활을 도우면서 안구 성장을 늦춘다. 약물이나 렌즈 착용이 부담스럽다면 다중 미세 입자가 배치된 근시 억제 특수 안경을 대안으로 활용한다.
부산 정근안과 권상민 병원장은 28일 “어린이 근시는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며 “만 3세 전후 첫 안과 정기검진을 시작으로 6개월 단위로 안구 길이 변화 추이를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하루 최소 2시간 이상 야외 활동을 통해 자연광을 쬐면 체내 도파민이 분비돼 안구 축 연장을 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