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 (금)

뇌경색 시술 뒤 당뇨약 먹은 환자, 석 달 뒤 남 도움 없이 생활 10명 중 6명

포도당 소변으로 내보내는 약⋯안 먹은 환자는 10명 중 4~5명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뇌졸중 증상으로 괴로워하는 여성. 뇌경색 시술 뒤 당뇨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회복 정도가 더 나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막힌 뇌혈관을 시술로 뚫고도 후유장애가 남는 당뇨병 환자에게 당뇨병 치료제가 회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전제거술을 받은 환자 중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처방받지 않은 환자보다 석 달 뒤 남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비율이 약 20%p 높았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팀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양욱진 교수팀이 16일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한국·스위스·이탈리아 4개 의료기관에서 동맥내혈전제거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 중 뇌경색이 온 429명의 기록을 되짚어 분석했다. 동맥내혈전제거술은 카테터라는 가는 관을 혈관에 넣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참여 기관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이탈리아 볼로냐 마조레병원, 스위스 로잔대병원이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73.5세였다. 뇌졸중이 얼마나 심한지 보는 NIHSS 점수는 중앙값 12점으로, 중등도·중증에 해당했다.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을 소변으로 내보내 혈당을 낮추는 약이다. 심부전과 만성콩팥병 환자의 심혈관·콩팥 예후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여 사용이 늘고 있다. 이번 연구 환자 중에서도 처방 비율은 2020년 4.5%에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1.1%로 늘었다.

연구팀은 환자를 퇴원 때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은 처방군 51명과 처방받지 않은 미처방군 378명으로 나눴다. 3개월 뒤 장애 정도는 수정랭킨척도(mRS)로 비교했다. 증상이 없는 0점부터 사망인 6점까지 매기며, 점수가 낮을수록 장애가 가볍다. 두 군의 나이, 성별, 기저질환, 뇌졸중 중증도 등의 차이는 통계 기법으로 보정했다.

이미지=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보정 후 mRS 점수 중앙값은 처방군 2점, 미처방군 3점이었다. 처방군의 장애가 전반적으로 더 가벼운 쪽으로 기울었다. 남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상태인 mRS 0~2점 환자는 처방군 65.1%, 미처방군 45.3%였다. 약 20%p 차이다. 처방군은 10명 중 6~7명, 미처방군은 4~5명꼴이다.

다른 통계 방식으로 분석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나이, 성별, 초기 중증도, 지역별로 나눠 봐도 연관성의 크기는 비슷했다.

한계도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과거 자료를 되짚은 연구라 약이 회복을 이끌었는지는 단정할 수 없고, 환자 수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양욱진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양욱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 이후 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약물치료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뇌졸중 환자의 기능 회복을 돕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환자를 처음부터 계획에 따라 추적하는 전향적 임상연구로 이번 결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정민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맥내혈전제거술을 받은 당뇨병 동반 뇌경색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처방과 더 나은 기능적 예후의 연관성을 확인한 최초의 다기관 연구”라며 “향후 기초 연구를 통해 신경 회복 기전을 이해하고, 전향적 임상연구를 통해 이 결과가 검증된다면 뇌졸중 환자의 당뇨 치료 및 회복 관리 지침에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임상연구 조정센터의 지원을 받았고, 결과는 국제학술지 《Stroke》 온라인판에 실렸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