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0일 (일)

침 맞고 다리 마비까지⋯척추 속에 박혀 있던 '이것'

발바닥 화끈거림·양쪽 다리 근력 저하⋯수술로 침 모양 이물 제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침 치료를 받았던 50대 여성이 척추 안에서 부러진 금속 침을 발견해 제거한 사례가 보고됐다. 오른쪽 상단은 실제 환자의 몸에서 제거한 이물질을 확대한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런티어스 인 메디신(Frontiers in Medicine)

침 치료를 받았던 50대 여성이 다리 마비 증상을 겪다가 척추 안에서 부러진 금속 침을 발견, 제거한 사례가 보고됐다.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시 제6인민병원 의료진이 보고한 사례에 따르면, 51세 여성은 입원 1년여 전부터 양손 손끝이 저리고 발바닥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비타민B 계열 약 등을 먹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이후 마사지와 뜸, 침 치료 등을 장기간 받았다.

증상이 계속되던 여성은 입원 약 두 달 전 기존 치료보다 강도가 높은 침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일반적인 진료 범위를 넘어선 고위험 침 치료였다. 다만 환자는 당시 치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그 뒤부터였다. 원래 없던 양쪽 다리 근력 저하가 새로 나타났다. 발바닥의 타는 듯한 통증도 다리 위쪽까지 번졌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어졌다.

의료진은 원인을 찾기 위해 척추 CT와 MRI를 촬영했다. 그 결과 가슴척추와 허리척추가 만나는 부위의 척추관 안에서 가느다란 금속 이물질이 발견됐다. 척추관은 척추뼈 안쪽에서 척수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다.

CT로 측정한 이물질 길이는 약 1.6cm였다.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등을 약 8cm 절개하고 척추뼈 일부를 열었다. 그 안에서 침처럼 생긴 금속 이물질이 발견돼 제거했다.

의료진은 "침 치료와 같은 침습적 치료는 드물지만 바늘이 부러지거나 이동해 척추관 안에 남을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금속 조각이 척추관 안으로 들어간 경로를 두 가지로 추정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침 치료 당시 바늘이 너무 깊숙이 들어가 척추관까지 도달한 뒤 부러진 것. 바늘이 꽂혀 있는 상태에서 환자가 갑자기 움직이면 가느다란 침에 힘이 가해져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특히 해당 침 치료 직후부터 이전에는 없던 다리 증상이 나타났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또 다른 가능성은 피부나 근육 가까운 곳에서 부러진 침 조각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안쪽으로 이동해 척추관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진은 근육이 반복해서 수축하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금속 조각이 깊은 조직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관 안에 금속 이물질이 오래 남으면 주변 신경을 계속 자극하거나 누를 수 있다. 염증 반응이 생겨 감각이 둔해지거나 통증,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도 있다.

여성은 수술 직후에는 증상이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이후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았고, 5주째에는 손 저림과 오른쪽 발바닥의 화끈거림이 줄었다. 쪼그려 앉기도 이전보다 수월해졌다.

이 사례는 최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메디신(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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