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사제가 주도해온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비만 치료제 시장이 먹는 약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가 유럽연합(EU)에서 체중관리를 위한 첫 경구 GLP-1 수용체 작용제로 허가되면서, 비만 치료제 경쟁의 무게중심도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를 위한 경구용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5mg의 판매를 승인했다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가 지난 5월 허가를 권고한 데 따른 결정이다. 먹는 위고비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먼저 승인받아 올해 1월부터 판매되고 있으며, 이번 유럽 승인은 미국·영국·아랍에미리트·바레인에 이은 다섯 번째 국가(지역) 허가다.
허가 대상은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 성인과,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제2형 당뇨병·심혈관질환 등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한 가지 이상 있는 과체중 성인이다. 식사 조절과 신체활동을 병행해 체중을 감량하고 유지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경구용 위고비는 기존 주 1회 피하주사제와 성분은 같지만 알약으로 복용한다. 최소 8시간 공복을 유지한 뒤 약을 먹고, 이후 30분 동안 음식과 음료, 다른 의약품 섭취를 피해야 한다. 주사에 대한 거부감은 줄일 수 있지만 매일 정해진 복용법을 지켜야 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식사 후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해 식욕을 낮추고 포만감을 높이는 치료제다. 음식 섭취량을 줄여 체중 감량을 돕는다.
허가 근거가 된 3상 임상에는 비만이거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과체중 성인 307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경구용 위고비 또는 위약을 64주간 복용하면서 저열량 식사와 신체활동을 병행했다.
치료 중단 여부를 포함한 분석에서 위고비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13.61%로, 위약군의 2.18%보다 높았다. 체중을 5% 이상 줄인 환자 비율도 위고비군 76.3%, 위약군 30.5%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오심과 설사, 변비, 복통, 소화불량, 구토 등 위장관 증상이었으며, 안전성 양상은 기존 주사형 위고비와 유사했다.
이번 허가로 노보 노디스크는 유럽의 먹는 GLP-1 비만약 시장에 일라이 릴리보다 먼저 진입하게 됐다. 릴리의 경구용 GLP-1 치료제 ‘파운다요’(성분명 올포글리프론)는 미국에서 승인됐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파운다요는 펩타이드가 아닌 저분자 화합물로, 음식이나 물 섭취 시간에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경구용 위고비와 함께 주 1회 투여하는 7.2mg 고용량 주사제도 승인했다. 기존 최대 유지용량인 2.4mg보다 투여량을 높여 추가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 제형이다. 72주간 진행된 3상 ‘STEP UP’ 연구에서 치료를 지속한 환자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7.2mg군 20.7%, 2.4mg군 17.5%, 위약군 2.4%였다. 20%대 감소율은 먹는 약이 아닌, 이 고용량 주사제 임상에서 나온 수치다.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용과 고용량 주사형 제품을 함께 확보하면서 환자의 복용 선호와 체중 감량 목표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대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