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최고 ‘자연수명’은 몇 살?

122세가 세계기록…“유전자 조작 땐 150세 가능” 전망도

요즘엔 단순히 오래 사는 '수명 장수'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 장수'를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간은 얼마나 건강 장수를 누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유전자 조작은 과연 아무런 문제도 없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의 ‘자연 수명’은 최대 얼마나 될까. 이 논쟁이  세계 최고령자의 사망을 계기로 다시 불붙었다. 세계 최고령자 프랑스 앙드레 수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118세로 선종했다. 현존 최고령자 는 스페인 마리아 브란야스 모레라(115세) 할머니다.

18세기 프랑스 박물학자 조르주 루이 르클레르(일명 ‘뷔퐁 백작’)는 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앓지 않는 사람은 이론적으로 최대 10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 이후 의료의 눈부신 발전과 생활조건의 개선으로 인간의 자연수명 한계는 많이 늘어났다. 특히 프랑스 여성 잔 칼망(Jeanne Calment)이 1995년 120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그녀는 122세에 별세했다. 공식적으로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이다.

세계 100세 이상 인구 약 60만명…한국도 8500명 육박

UN에 따르면 100세 이상 세계 인구는 2021년 59만3000명으로 10년 전(35만3000명)보다 꽤 많이 늘어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인구는 2022년 8월 말 기준으로 8469명(남자 1532명·여자 6037명)이다. 인구학자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100세 이상 노인의 수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인간 자연수명의 한계는 몇 살일까? 일부 과학자들은 인간 수명이 엄격한 생물학적 한계로 제약 받는다는 일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유전학자들은 201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논문에서 인간 수명이 1990년대 후반 이후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장수노인 수는 훨씬 늘었지만 칼망이 1997년 숨진 뒤 최고 장수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장 마리 로빈(100세 노인 전문가) 박사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간 수명의 자연적인 한계는 약 115년이라는 결론이 한때 내려졌지만 이 가설은 이미 깨졌다"고 말했다. 2018년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의 사망률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높아지나 85세 이후에는 느려지며 107세 전후의 사망률은 연 50~60%로 최고 수준에 이른다. 이 이론에 따르면 110세가 12명이라면 6명은 111세까지, 3명은 112세까지 생존한다고 로빈 박사는 설명했다.

장수노인 대폭 늘어나는 추세…‘물량효과’로 장수 기록 더 높아질까?

로빈 박사에 의하면 100세가 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가운데 일부가 기록적인 나이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커진다. 100세가 넘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그 가운데 50명은 111세까지, 25명은 112세까지 살아남는다. 이런 일종의 ‘물량 효과(Volume effect)’로 수명의 제한이 점점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로빈은 "노인들의 건강도 조금씩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인구통계학연구소(INED)의 인구통계학자인 프랑스 메슬은 "자연수명의 한계에 대해 당장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답은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100세가 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지만 초고령자의 숫자는 여전히 매우 적기 때문에 유의미한 통계적 추정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의학적 돌파구가 마련되면 죽음과 관련된 모든 것을 확 뒤집을 수는 있다. 프랑스 노인전문의사 에릭 블랑제는 "유전자 조작으로 140년 또는 150년까지 사는 사람도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히 오래 사는 ‘수명 장수’보다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 장수’를 훨씬 더 중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상당한 수준의 '건강' 장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인구학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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