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
정의
자가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사람은외부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항원이라 불리는 물질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몸을 보호하는 면역체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면역체계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만 공격해야 하는데, 자기몸의 세포나 조직을 적으로 잘못 알고 공격하는 항체(자가항체)를만들기도 합니다. 그 결과 자가항체의 공격으로 염증이 일어나 몸이 손상됩니다. 이를 자가면역성 질환이라고 합니다.
루푸스에 의한 염증은 피부, 관절, 혈액, 콩팥에 많이 생깁니다. 국내의루푸스 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나온 조사 결과에 의하면 매년인구 100만 명 당 75명꼴로 루푸스 환자가 발생합니다. 이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국내에도 약 10만명의 환자가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인
루푸스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유전 요인과환경 요인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루푸스 환자가 있는 가족 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루푸스 환자의 자녀 중 약 5%에서만 발병하며 아직 발병 원인이되는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유전된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환경적 요인에는 감염, 항생제,자외선, 과도한 스트레스와 약제가 포함됩니다. 또한루푸스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이는 호르몬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여성의 생리 직전이나 임신 중, 혹은 출산 후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것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악화 요인
햇빛에 노출되는 것, 감기를 포함한 감염성 질환, 임신‧출산, 스트레스, 다른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 등이 증상을 심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증상
루푸스는 우리 몸의 어디에든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증상은 관절통, 섭씨 38도 이상의 발열, 관절염, 피부발진, 전신쇠약, 빈혈, 신장 질환, 심호흡시 가슴 통증, 콧등을 가로질러 양쪽 볼에 생기는 나비 모양의 발진,광과민증(햇빛을 쬐면 발진이 생기는 증상), 탈모, 찬물에 손을 넣으면 손이 하얗게 변하거나 경련이 일어남, 입이나코 안이 허는 궤양 등입니다.
진단
루푸스의 증상은 다른 병의 증상과 비슷합니다. 증상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되풀이하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병력, 일반 혈액검사, 면역 기능과 관련된 특수 혈액검사로 합니다.
특수 혈액검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항핵항체(ANA) 검사입니다. 거의 모든 루푸스 환자가 이 검사에 양성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양성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가 루푸스 환자는 아닙니다. 11가지 판정기준(협부 발진, 원판상 발진, 광과민증, 구강 궤양, 관절염, 장막염, 신장 장애, 신경 장애, 혈액장애, 면역 장애, 항핵항체 양성) 가운데 4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루푸스로 진단합니다.
치료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경과를 보입니다. 따라서 침범된 장기와그 장애 정도, 질병의 활동성을 판정하고 감염성 질환 등 다른 질환도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 환자에게합당한 치료 방침을 결정합니다. 환자의 상태는 치료 또는 질병의 진행에 따라 바뀝니다. 그러므로 임상 경과를 관찰하고 주기적인 검사로 질병의 활동성 정도를 평가해 적절한 새로운 치료 방침을 세우게됩니다.
루푸스 환자의 치료에는 약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약물치료의목표는 질병에 의한 염증을 줄이고, 염증을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면역계의 이상을 억제하는 데 있습니다. 루푸스 환자에게 자주 처방되는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소염진통제
루푸스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입니다. 미열, 피로감 등 관절염과 늑막염 등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들은 소염진통제만으로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약은 염증을 줄여줌으로써 증상을 완화하며, 대부분의 환자는 수일이내에 좋아집니다.
소염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로도 불립니다. 가장 대표적인약물은 아스피린입니다. 아스피린은 위장장애가 심해 위를 거쳐 장에 도달해야만 작용을 하도록 특수 코팅된것을 이용하며 제산제를 같이 먹기도 합니다.
아스피린과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소염진통제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유는알 수 없지만, 어느 소염진통제가 잘 안 듣는 환자에게 다른 종류의 소염진통제를 투약하면 잘 듣는 경우가많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종류의 약물을 단기간 투여해 본 뒤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결정하게 됩니다.
소염진통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나 장을 자극해 복통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드물게는 위궤양을 일으켜 위출혈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위장을 보호하는약물과 같이 먹으면 이런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콩팥에 장애를 일으켜 몸이 붓고 소변검사와혈액검사 결과 이상을 보일 수도 있고, 두통이나 현기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기 검사를 받으면서 약을 복용하면 발생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2)스테로이드제제
우리 몸에 있는 부신에서 생리적으로 만들어지는 부신피질호르몬의 합성체로 가장 강력한 항염증성 치료제입니다. 루푸스에 의한 대부분의 증상을 수시간 내에 가라앉힐 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증상들도 조절해주므로병이 심한 활성기에 꼭 필요한 약물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지속적으로 스테로이드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병이심하고 활동성이 높거나 심각한 루푸스 신염의 경우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스테로이드제제는증상을 빨리 호전시키는 아주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부작용이 많으므로 질병이 가벼운 환자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아침에 한 번 복용하지만,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격일로 투여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하루에 여러 번 또는 다량의 호르몬을 주사로 투여받을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제제의 선택은 환자의 필요성에 따라 종류, 용량, 기간이 달라집니다. 루푸스 피부염에는 연고나 크림 형태로 사용합니다.
소염진통제에 반응하지 않는 열 관절염, 늑막염에는 프레드니솔론이나메틸프레드니솔론과 같은 스테로이드제제를 조금 처방합니다. 반면에 단백뇨가 심한 신장염, 심한 빈혈, 혈소판 감소증, 경련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많은 양을 사용합니다. 일단 증상이 좋아지면 재발하지 않는지를 잘 관찰하면서용량을 서서히 줄여 나갑니다. 스테로이드제제는 장기간 사용하면 할수록 용량을 줄여 나가기 어렵습니다.
스테로이드제제는 증상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4주 이상 복용했을 경우 갑자기 중단하는것은 금물입니다. 이는 한 달 이상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면 부신(좌우의콩팥 위에 있는 내분비샘) 기능이 약화돼 생리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제제를 급격히 중단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스테로이드제제 용량을 서서히 줄여나가면 부신이 생리적인 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외형의 변화입니다.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글어지며식욕이 좋아져 체중이 늘고 여드름이 납니다. 또한 지방의 재분포를 일으켜 얼굴과 배는 붓고 팔다리는가늘어집니다. 피부도 종이처럼 얇아져 멍이 잘 듭니다. 정신신경계부작용으로는 불안감, 극도의 긴장감, 흥분, 우울증 등이 나타나고 불면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외형상의 변화와 정서 변화는 많은 양의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할 때 더 많이 나타납니다. 또 많은 양을 사용하면세균에 감염되기 쉽고 당뇨가 심해지거나 녹내장, 고혈압,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린이에게 사용하면 성장을 지연시킬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때 우려되는 부작용은 백내장, 근력약화, 뼈의 무혈성골괴사, 골다공증 등입니다. 뼈의 무혈성골괴사는 많은 프레드니솔론을 오랫동안 사용한 환자가 고관절 통증을 느끼면 반드시 의심해야 합니다. 주로 고관절에 발생하나 무릎관절, 어깨관절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무혈성골괴사로 통증이 심할 때는 관절치환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제제는 장을 통해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에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이 오면 뼈가 잘 부러지며, 특히 허리뼈에 골절을 일으켜허리가 아픈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제제의 부작용은 용량 및 사용 기간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장기간 많은 양을 사용하면 적은 양을 짧은 기간 사용한 것보다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루푸스 환자들은 의사와 상의해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는 이유와 그 부작용을 잘 알아야 하며, 용량을 조절할 때에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3)항말라리아제
과거에 말라리아 치료를 위해 사용하던 약물이 현재 루푸스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항말라리아제는 특히 루푸스에 의한 관절염의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항말라리아제입니다.
루푸스 치료에 사용하는 저용량 항말라리아제의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위장 장애(상복부 동통 및 속쓰림)입니다. 피부의색소침착과 발진, 근력 저하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시작후 바로 일시적으로 약간의 시력 장애가 있으나 별 치료 없이 회복됩니다.
말라리아 치료에 사용하는 것처럼 많은 양을 쓸 경우 눈의 망막을 손상시켜 시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적은 양을 사용하므로 이런 부작용이 생길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약을 복용하기 전에 안과 검진을 받고 이후 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약에 의한 망막의 손상이 발견되면 항말라리아제의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이는더 이상 눈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4)면역억제제
루푸스 환자에게 면역반응과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세포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약물로, 종양의 치료에도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대표적인 약물은 아자치오프린, 사이톡산, 셀셉트입니다. 루푸스신염과 신경계 이상과 같이 증상이 심한 경우와 스테로이드제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 사용합니다.
이들 약물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합니다. 특히 피를 만드는 조혈기관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세균과 싸워 이겨낼 수 있는 저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감염되기 쉽습니다. 특히 대상포진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 잘 생깁니다.
각 약물은 독특한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사이톡산은 메스꺼움, 구토, 탈모, 방광출혈, 불임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자치오프린이나 셀셉트는 위장 장애나알레르기형 간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약들을 복용하다가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와상의해야 합니다.
질환 관리법
루푸스를 치명적인 병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루푸스의예후는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습니다. 조기에 진단을 받고, 약을처방된 대로 잘 복용하고, 예측하지 못한 약의 부작용이나 새로운 증상을 잘 파악해 대처하면 환자의 80~90%는 정상 수명을 살 수 있습니다.
심한 증상이 재발해 병원에 여러 차례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입원할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환자가 의사의지시를 잘 따르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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