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공평하게…돈 많으면 더 낸다

개선안 마련 내년 9월부터 시행

건강보험료와 관련해 실질적인 부담 능력을 감안해 국민계층 간 형평성을 맞추는

개선안이 마련됐다. 내년 9월부터는 직장인이라도 월급 이외에 7천만∼8천만 원 이상

고액의 종합소득이 있으면 별도의 건강보험료를 더 내게 된다. 또 연금소득과 기타소득이

4천만 원이 넘을 경우 피부양자에서 제외돼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반면 ‘전월세 대란’에 허덕이는 세입자에 대해서는 보증금 인상분의 10%만 건보료에

반영하고, 빚을 내 보증금을 올려준 경우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고소득자의 부담은 늘리고 전월세를 사는 취약계층의 부담은

줄이는 내용의 ‘공평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15일 발표했다.

정부 자문기구인 보건의료미래위원회가 제시한 ‘2020 한국 보건의료 미래 비전’의

후속조치 중 하나로 추진되는 이번 개편안에는 고소득자의 부담을 늘리는 한편 취약계층의

부담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 대책이 포함됐다.

고액 종합소득을 올리는 직장인에 대한 별도의 보험료 부과는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이번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9월에는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보증금 상한선 및 부채 반영 등은 관련 시행령 개정과 실무준비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복지부는 월급 이외에 고액의 임대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에만 보험료가 부과됐다.

그 결과 월급이 소득의 전부인 일반 직장인에 비해 전체 소득 대비 부담하는 보험료가

적은 ‘역진성’이 나타났다. 또 일부 재력가들은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위장

취업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보험료를 덜 내려고 위장 취업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지난해에만 1103건에 달했으며, 환수한 보험료도 49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소득이 약 7천만∼8천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의 경우 직장인이라도

월급 이외의 종합소득에 별도로 보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 소득기준은 연간 소득 72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와 88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등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상자는 3만여

명으로 추가되는 월 보험료는 평균 50만 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복지부는 은퇴하거나 직장이 없지만 연금 등 기타 소득이 있는데도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는 관행에도 제동을 걸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앞으로 연금소득과 금융소득 등 기타소득을 합산한 금액이

4천만원 이상인 경우는 피부양자에서 제외하고,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건보료를 물린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약 7600만 명의 피부양자가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들이 낼

보험료는 월평균 19만6천원이고, 예상 건보 수입은 연간 180억원에 달한다.

반면 복지부는 급등한 전월세 보증금이 고스란히 건보료에 반영돼 서민 가계에

주름살을 키우는 상황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우선 전월세 보증금의

인상분 가운데 10%(2년 기준)만을 반영해 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하기로 했다.

새로운 전월세금 반영 비율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규정한 보증금 인상 요구 상한선(연

5%), 전월세금 연평균 상승률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또 적용 대상도 동일 주소에서

보증금이 올랐을 경우로 한정하기로 했다. 이 경우 약 28만 전월세 가구의 보험료가

월 9천원 정도 경감될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또 복지부는 빚을 내 전월세 보증금을 올려준 경우 이를 공제한 뒤 보험료를 부과하고,

전월세 보증금 가운데 300만 원을 기초공제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300만원

기초공제제도가 도입되면 약 103만 가구의 월평균 보험료가 4천 원 정도 경감된다.

그러나 부채 발생 공제도 동일 주소에 거주하고 공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부채를

안고 있을 때로 한정된다.

이 밖에 복지부는 자동차의 보험료 부과 기준을 현행 배기량에서 차량 시가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자동차 보험료 부담을 단계적으로 축소해나갈 방침이다.

    남인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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