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2일 (월)

“약 바꿔도 우울증 나아지지 않는다면?”⋯치료저항성 우울증, 새 치료제 건보 적용

한국얀센 ‘스프라바토’ 이달 1일부터 건보 급여 적용⋯기존 항우울제 반응 않는 중증 환자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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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기존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대안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은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등을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모든 환자가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는 항우울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약의 종류를 바꿔도 우울감과 무기력 증상이 지속되는 ‘치료저항성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이처럼 기존 약물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덜어줄 길이 열렸다. 

한국얀센은 치료저항성 우울증 치료제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성분명 에스케타민염산염)’에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고 2일 밝혔다.

한국얀센에 따르면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항우울제를 두 가지 이상 적절히 사용해도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증상이 장기화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일반적인 우울증보다 자살 시도 위험도 높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 사진=한국얀센

스프라바토는 코 안에 분무하는 방식으로 투여하는 항우울제다.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에 작용하는 기존 항우울제와 달리, 뇌의 글루탐산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NMDA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경구 항우울제와 함께 사용한다.

한국얀센은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투여 24시간 후 우울 증상 개선이 관찰됐으며, 4주 후 관해율은 52.5%로 비교군(31.0%)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관해는 우울 증상이 거의 사라진 상태를 뜻한다.

별도의 재발 예방 연구에서는 안정적인 관해에 도달한 환자가 스프라바토 투여를 지속했을 때 위약으로 전환한 환자보다 재발 위험이 51% 낮았다.

이번 급여 적용 대상은 기존 약물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은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성인 주요 우울장애 환자다. 다만 치료저항성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서로 다른 경구 항우울제 2종 이상과 항정신병약제 1종 이상을 각각 최소 8주 동안 충분한 용량으로 사용했음에도 최초 항우울제 투여 시점과 비교해 증상이 50% 이상 개선되지 않은 환자가 대상이다.

여기에 치료 전 우울증 평가척도에서 ‘고도(severe)’에 해당하고, 다른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실제 급여 적용 여부는 기존 치료 이력과 현재 증상, 평가 결과 등을 종합해 의료진이 판단한다.

스프라바토는 투여 후 진정, 해리 증상, 혈압 상승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의 감독하에 투여하고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은 반복적인 치료 실패로 증상이 장기화되며 일상생활과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스프라바토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기존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들에게 신속히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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