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0일 (금)

“아내가 내어준 신장으로 새 삶 찾은 지 1년째⋯고마움 전하고 싶어” 가족과 의료진에 띄운 감사 편지 [메디:핫픽]

서울성모병원, 아내로부터 신장 기증받은 환자에 혈액형 부적합 신장 이식 수술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신장이식 환자 강세동 씨(오른쪽)와 강 씨의 주치의 윤혜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새로운 삶을 선물받은 지 꼭 1년 되는 날.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을 나누어 나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준 아내에게 평생 갚아도 모자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지난해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강세동 씨(63)는 수술 1주년이었던 지난 16일, 가족과 의료진에게 위와 같은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강 씨에게 신장을 기증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동갑내기 아내. 강 씨는 “젊은 시절부터 내게 무엇이든 아낌없이 베풀어줬던 아내가 이제는 자신의 신장까지 나눠줬다”며 배우자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곁에서 걱정하고 응원해 준 가족과 지인들, 특히 서울성모병원 박순철 교수님, 윤혜은 교수님을 포함한 의료진 모든 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아내의 헌신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대학 시절부터 시작됐다. 전남 해남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에 다니던 강 씨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 학업과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당시 은행에 근무하던 아내는 수업을 마친 강 씨에게 저녁을 사주고 술잔을 기울이며 힘이 돼줬다. 대학 마지막 학기에는 등록금까지 보태며 강 씨가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왔다.

평소 건강하게 생활하던 강 씨는 지난해 원인 불명의 급성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 그해 3월부터 신장투석을 시작했다.

해외에서 근무하던 아들은 아버지의 투석 소식을 듣자마자 신장 기증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다. 강 씨는 아내가 걱정할 것을 염려해 아들과 몰래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계획은 금세 탄로났다.

아들이 이식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아들을 한사코 만류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아내와 강 씨는 혈액형이 달랐다. 신장이식 수술은 혈액형이 일치하는 경우보다 다를 때 훨씬 까다롭다. 하지만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물론 고난도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서울성모병원 의료진 덕분에 수술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신장 질환을 진단받기 2년 전부터 개인 사업을 시작했던 강 씨는 건강히 회복을 마치고 지금은 현업으로 복귀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강 씨의 주치의인 윤혜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수술 후 신장 기능 수치가 모두 호전돼 복용하던 약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가족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인데, 아들과 아내가 서로 기증하겠다고 나설 만큼 든든한 가족의 사랑과 지지가 환자분의 빠른 회복에도 큰 힘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순철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도입되면서 과거에는 적합한 공여자를 찾지 못해 이식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환자들도 이분처럼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장기이식이 유일한 치료 선택지인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세동 씨와 그의 아내의 결혼 30주년 기념 사진.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